'천년 고찰' 내장사 대웅전 '승려 방화'로 전소...창건 이래 4번째 화마 피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6 0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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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서 방화 용의 승려 체포…사찰 내부 갈등에 따른 범행 추정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전북 정읍시 소재 ‘천년 고찰’ 내장사의 대웅전이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창건 이래 네 번째 화마의 피해다.


이번 화재 원인은 사찰 구성원 간 내부 갈등에 따른 한 승려의 방화로 알려졌다.

5일 전북도 소방본부와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정읍시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 5일 오후 6시 37분께 전북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에서 불이 나 불꽃이 치솟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화제 신고 후 전북도 소방본부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인력 85명과 탱크차와 펌프차 등 차량 21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7시 53분께 초진을 완료하고 오후 9시 1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필사의 노력에도 불길이 워낙 강해 대웅전은 전소되고 말았다.

소방당국은 신고 18분 만에 현장에 출동했으나 대웅전은 이미 큰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하단부터 지붕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기세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165㎡ 규모의 대웅전은 정면 5칸과 측면 3칸에 팔작(八作)지붕을 이었다.

▲ 5일 오후 6시 37분께 전북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대웅전이 전소됐다. [정읍= 연합뉴스]

전북경찰청은 현장에 있던 대웅전 방화 피의자인 승려 A(53)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을 사용해 내장사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체포 당시 A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방화 당시 대웅전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절에 온 뒤로 사찰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다가 다툼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승려들과) 내부적 다툼 이후에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장사는 백제 시대 창건된 천년 고찰이다.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가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로서 50여 동의 전각을 세우고 영은사로 창건했다.

1557년(조선 명종 12년)엔 희묵 대사가 영은사 자리에 법당과 당우를 새로 건립해 중창하고, 산 안에 무궁무진한 보물이 있다고 해 절 이름을 내장사로 칭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장사는 이번까지 네 차례나 화마가 엄습하는 수난을 당했다. 조선 중기인 정유재란 당시 사찰이 전소된 것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1월에는 내장사와 암자가 전소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2년 10월 31일에는 또다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잿더미가 됐다.

이후 정읍시는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 옛터에 시비 등 25억원을 들여 건물을 복원했으나 이날 승려의 방화로 또 다시 불에 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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