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I·FT "영미권 사모펀드식 부실 운영 우려"…서비스 질 저하와 공적 비용 폭증 경고
상위 10%만의 프리미엄 타운 독주…'소셜 믹스' 의무화 및 돌봄의 공공성 재설계 시급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2025년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추산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급증할 ‘실버 이코노미’ 시장이 열리면서, 노인 주거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복지의 영역이 아닌 거대한 금융 자본의 전장으로 급격히 변모했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 삶 자체가 자본의 수익률 창출을 위한 168조 원짜리 투자 자산으로 전락하는 ‘돌봄의 금융화(Financialization of Care)’ 현상은 방치 시 주거 계급화와 생존권 양극화라는 파국적 결말로 이어질 리스크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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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고령화에 따른 시장 확대를 넘어 공적 영역이 담당해야 할 돌봄의 가치가 거대 자본의 논리에 완전히 잠식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위태로운 지표라 볼 수 있다.
단편적 사실 이면에는 규제 완화라는 명분 하에 길을 열어준 정책적 결정과 수익성을 쫓는 금융 자본의 정·경 역학 관계가 강하게 얽혀 있다.
이미 24년 7월 정부가 발표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은 사업자의 토지 및 건물 소유 의무를 폐지하고 사용권만으로도 운영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규제 철폐를 단행하며 보험사와 리츠(REITs) 자본의 시장 진입 물꼬를 텄다.
이는 저출산으로 본업의 동력을 잃은 금융권이 도심 내 알짜 부지를 매입해 고가의 요양 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포식 행위를 정당화해 줬으며, 결과적으로 노후 주거를 투기적 자산의 대상으로 치환시키는 구조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금융화 현상은 거시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향후 막대한 사회적 비용 청구서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보험연구원(KIRI)은 공식 리포트를 통해 영미권 사모펀드의 요양업 인수 부실 사례를 분석하며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돌봄의 금융화가 필연적으로 운영 효율성만을 강조한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주주 수익성 극대화를 최우선하는 사모펀드식 모델은 결국 중산층 이하 노인들을 인프라가 붕괴된 외곽으로 밀어내고 국가가 감당해야 할 공적 복지 지출을 기하급수적으로 폭증시킬 것임을 지적했다.
이 국면에서 실무적 전략과 인문학적 통찰을 결합한 다각적인 해법이 실행돼야 한다. 정부가 민간 자본의 시니어 타운 개발 시 전체 세대의 일정 비율을 중산층 및 저소득층 노인이 감당 가능한 적정 가격 주택으로 의무 공급하게 하는 ‘소셜 믹스(Social Mix)’ 제도를 법제화해 거대 시장의 과실을 공공성으로 환원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문학적으로는 노년의 거주 공간을 단순히 구매력으로 분리하는 시장 논리를 멈추고 다양한 계층이 교류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로 공간을 재설계해 돌봄이 자본에 종속되는 비인간적 구조를 타파하는 질적 전환이 수반돼야 한다.
자본의 수익률 방어가 아닌 보편적 시민의 존엄한 노후를 보장키 위한 강력한 공적 규제와 대안적 주거 모델의 구축은 대한민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라 볼 수 있다.
국가의 통제력을 벗어난 금융 자본이 노년의 거주권마저 독식하는 현재의 흐름을 방치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자본의 탐욕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겨진 거대한 사회적 파산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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