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돈만 1조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아준 돈만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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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다세대주택 밀집구역. [사진=연합뉴스] |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의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는 올해 4월 말 기준 310명으로, 4개월 만에 77명(33%)이나 늘었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운용하는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33명이 이 명단에 올랐다. 불과 4개월 만에 300명대로 늘어난 악성 임대인 대신 HUG가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대위변제액)은 총 1조 3081억원이다.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에 대한 대위변제액 규모는 5038억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이들 10명에게 피해를 본 세대는 2370세대로 집계됐다.
1위 악성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377세대에 HUG는 820억원을 대신 갚아줬다. 대위변제액 기준 2위 악성 임대인은 410세대의 보증금을 떼먹어 HUG가 783억원을 내어줬다. 3위 악성 임대인은 248세대에 보증금 586억원, 4위 580억원(286세대), 5위 546억원(233세대)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대위변제해 줬다.
오는 9월 29일 개정 주택도시기금법이 시행 이후에는 이들 악성 임대인의 실명이 공개된다.
맹성규 의원은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시행을 앞둔 만큼 법 시행에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충분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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