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홍콩 ELS 손실 우려 KB국민은행...금감원 불완전판매 정밀 조사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11-27 14: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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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구간 잔액 4조9288억원…나머지 내년 상반기 만기
판매잔액 8조1972억원 달해 전체 금융권 판매 40% 이상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금융감독원이 홍콩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우려에 따라 KB국민은행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은행검사1국은 지난 20일부터 내달 1일까지 10일간 KB국민은행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다른 은행·증권사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난 6월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판매 잔액은 총 20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16조원 가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KB국민은행은 8조1972억원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손실구간(Knock-In)에 진입한 규모만 4조92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이 홍콩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우려에 따라 KB국민은행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심지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4조6434억원에 달하는 등 당장 H지수가 급격히 호전되지 않으면 KB국민은행이 판매한 ELS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번 KB국민은행 현장조사에서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이번 주 열릴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KB국민은행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제재 논의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통상 3년 기준으로 만기까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사전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미리 정했던 수준보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H지수 ELS의 경우 2021년 상반기에 대부분 계약이 이뤄졌던 만큼 3년이 지난 내년 상반기에 집중적인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당시 1만선에서 횡보하던 H지수는 최근 6000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략 40%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경제와 증권시장의 배경인 중국의 불경기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당장 H지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는 핵심 이유다.

ELS는 ‘Knock-in(녹인)’과 ‘No Knock-in’으로 구분하는데 KB국민은행에서 주로 판매해 내년 상반기 집중적인 만기 도래를 앞둔 상품이 바로 녹인형이다. 기초자산 지수가 통상 50%이하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노녹인형 ELS는 기초자산 지수의 하락과 상관없이 만기 시점에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보다 높으면 약정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에서 판매한 녹인형 ELS는 내년 상반기로 집중된 만기에 앞서 4조9288억원이 손실구간 녹인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감원은 KB국민은행에 대해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입자들에게 원금손실 가능성과 H지수의 변동성 등에 대해 충분히 알리고 명확히 설명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라임·옵티머스·DLF(파생결합펀드) 등 일련의 증권가 사태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불완전판매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시중은행·증권사들은 2021년 6월 금융소비자보호법 발효로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투자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설명·녹취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종 가입 의사까지 추가로 확인하는 등 적법절차를 거쳐 이뤄진 계약인 만큼 불완전판매로 볼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된 H지수 기반 ELS의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법적인 책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서 DLS·DLF 사태와 달리 손실 투자자와 사적 화해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사적 화해를 통한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 자체가 배임에 해당한다”며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본다면 은행과 증권사에서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줄 이유도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이 부상한 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 금융상품 가입에 대한 주의보가 나오기도 했으나 2021년에 이미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20조원이 넘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KB국민은행에 대한 금감원 조사는 10일간이나 계속돼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금감원은 추후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에 대한 서면 조사와 함께 가장 많이 판매한 미래에셋증권·KB증권 등 증권사 5∼6곳을 조사 대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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