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악화 예상, 박세창 사장 승계 과정서 역할은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대주주인 금호고속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면서 재무 구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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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2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2조 3563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 줄어든 396억원을 거뒀다.
금호고속은 종속회사로 금호건설(45.52%), 금호익스프레스(88.46%)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주력 회사인 금호건설의 실적이 타격을 입으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 485억원으로 전년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전년(1116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전년도 1481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208억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준으로 총 181억원의 현금 배당이 결의됐다.
금호익스프레스의 실적 개선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845억원으로 전년보다 18.8% 성장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년도 299억원에서 63억원으로, 지난해 손실 폭이 크게 줄었으나 적자 누적으로 여전히 결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327억원에 달한다.
앞서 금호익스프레스는 자금난 극복을 위해 지난 2021년 현대차와 기아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가 금호익스프레스 지분 6.92%, 4.62%를 각각 보유 중이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유지분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금호고속의 별도 재무 구조도 위태로운 상태다. 금호고속은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371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자비용과 지분법 손실 등을 반영한 순손실 규모는 392억원에 이른다. 결손금도 825억원 규모다.
금호고속의 자산 중 금호건설과 금호익스프레스 주식, 목포터미널 부동산 등을 담보로 55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일으키고, 광주신세계로부터 백화점 보증금으로 받은 5270억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현금 흐름 개선에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반면에 금호고속의 기업가치 하락이 향후 박 사장의 그룹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낮춰줄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금호고속의 지분 구조는 지난해 5월 기준 박 전 회장(38.8%)과 장남 박세창 사장(24.4%), 금호문화재단(16.6%) 등으로 구성됐다.
박세창 사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서는 김 전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전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박 전 회장은 1심 선고 결과 법정구속 후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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