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군병원 입원, 리제네론사 항체치료제·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투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03 20: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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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머물다 병원 이동 위해 첫모습 공개…취재진에 문답없이 '엄지척'
트위터 동영상서 "매우 좋다" 메시지…주치의 "피로감 있지만 양호"
미열과 기침·코막힘 증상 보도도…"부통령에 권력 이양한 적 없어"
예방적 조처로 리제네론사(社)의 항체 약물도 투여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확진
음성 판정 바이든, "마스크 착용 상기시키는 일 돼야"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군병원에 며칠간 입원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를 투약받고 있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같은 내용의 주치의의 성명 내용을 전했다. 


주치의인 숀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요일 저녁 건강상태 업데이트’에서 “오늘(2일) 오후, 월트 리드(군병원)와 존스 홉킨스대의 전문가들과 상의한 결과, 추가 관찰(further monitoring)을 위해 월터 리드 군병원에 대통령의 이동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 저녁, 대통령이 매우 잘 견뎌내고 있다(the President is doing very well)는 보고를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산소공급도 필요하지 않은 상태지만 전문가들과 상의 아래 렘데시비르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1회분(도즈) 접종을 마치고 편안히 쉬고 있다”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을 위해 헬기 탑승장으로 향하면서 공동취재단에 '엄지척'을 해 보이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윗을 통해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뒤 백악관 관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주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중증환자에게 투약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열과 코 막힘, 기침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측근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용 헬기 '마린 원'을 이용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출발한 후에 투고한 동영상 첨부 트윗에서 “나는 매우 좋다(I'm doing very well)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잘 되도록(things work out) 확실히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한 다음, “퍼스트레이디(멜라니아)도 매우 좋다(doing very well)”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출발할 때 천천히 걸어서 헬기로 향했다. 도중에 공동취재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은 감색 양복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그를 배웅하는 보좌진도 마스크 차림이었다. 이같은 모습은 전날까지 백악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광경이었다. 

 

▲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헬기에서 손잡이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다. [사진= EPA/연합뉴스]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호한 상태(in good spirits)이며 가벼운 증상(mild symptoms)이 있고 종일 일을 했다"면서 "예방적 조처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며칠간 월터 리드(병원)에서 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받게 될 검사나 치료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증상에 대해서는 “가볍다”고 표현했지만, 미 대통령 선거가 불과 1개월 후로 다가온 시점에서 군의료 시설로의 이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의혹을 깊게 만들고 있다. 


평소 의사에 대한 경계심을 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군병원에 가는 데 동의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를 시사하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권력을 한시적으로 이양할 수도 있다는 항간의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remains fatigued and in good spirits)에 있다"며 예방적 조처로 리제네론사(社)의 항체 약물과 아연, 비타민 D,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주치의는 또 "멜라니아 여사는 가벼운 기침과 두통만이 있지만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자를 인용해 대통령의 상태가 이날 나빠졌고, 미열과 기침, 코막힘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이 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하게 아픈 것은 아니지만 연령대를 비롯한 위험요인을 고려해 병원 이동을 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처방받은 약은 'Regn-COV2'로 명명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치료제다.


생명공학 회사인 리제네론은 코로나19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현재 3상 임상시험까지 진행했다. 리제네론은 에볼라 치료용 항체 생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대통령 의료진은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와 코로나에서 회복한 환자의 항체를 혼합하는 '칵테일' 요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숀 콘리 주치의는 “리제네론의 다클론항체 칵테일(polyclonal antigody cocktail)의 1회 복용량(도즈)인 8g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두 종류의 항체를 동시에 투입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방된 항체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콘리 주치의도 실험용 치료제를 처방한 이유에 대해 "예방적 조처(precautionary measure)"라고 답변했다.


코로나19 치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항체치료제 투여법이 다른 전염병에 비해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백악관이 주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콘리 주치의가 리제네론의 항체 약물과 함께 대통령이 복용했다고 하는 다른 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아연과 비타민D는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되고, 멜라토닌은 신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궤양 치료제인 파모티딘은 코로나 치료법 중 하나로 연구가 진행 중인 치료제이고, 아스피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일 복용하는 약이다.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대선 첫 TV토론서 발언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사진= AP/연합뉴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유세 일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워싱턴DC에서 계획한 지지자들과의 행사와 플로리다주 유세는 취소됐다.


캠프는 양성 판정을 받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등 대통령 가족과 관련되는 선거운동 행사도 일시 연기될 것이라며 다른 행사의 연기 여부 역시 사례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와 첫 TV토론에 동행했던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경미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며, 회복할 때까지 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상대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지만,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트윗을 통해 "이번 일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씻기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내) 질과 내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걸 알리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걱정하는 메시지를 보내줘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번 일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씻기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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