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총사업비 24조원에 달하는 23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가 결정됐다. 정부는 이번 예타 면제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보다 낙후된 지역의 정책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은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총 23개 지역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의결했다. 예타 면제 사업의 총 규모는 24조1000억원에 달한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투입되는 재원이 총 24조원이 넘는 만큼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내수 촉진과 고용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또한 정부는 상용차·AI(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의 광역 교통·물류망을 구축해 균형 발전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와 인천 거주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GTX-B 노선은 예타 면제 사업에서 제외됐다. GTX 노선도 [그래픽= 연합뉴스]](/news/data/20190129/p179565851745124_822.jpg)
면제 대상은 크게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지역전략산업 육성과 교통·물류망 구축 등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으로 구분된다. 지역 전략산업 투자 중 하나인 전북 상용차 혁신성장에는 총 2000억원에 투입된다. 국가 주력산업인 자동차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해 미래 차 부품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게 목적이다.
군산의 새만금 국제공항(8000억원) 사업까지 포함하면 전북 지역은 총 1조원의 사업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게 됐다. 군산 현대조선소와 한국GM 공장 가동 중단으로 위기에 몰린 지역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호재를 손에 쥔 셈이다.
SOC 사업과 관련한 예타 면제 규모는 20조원가량이다. 올해 국회에서 확정된 SOC 예산 19조7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SOC 사업은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지역산업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추진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대전 도시철도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도 곁들여졌다고 한다.
SOC 사업 중 4개 사업이 경남·울산·부산 등에 집중됐다.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기가 침체한 '동남권'을 배려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예타 면제 조치로 대규모 SOC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건설업 경기가 탄력을 받으면서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률적인 기준으로 일자리 창출, 생산 유발 효과를 산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역 특성화 사업 중엔 1만3000여개 일자리 창출 등 이미 기술적 타당성 조사가 이뤄진 것이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했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129/p179565851745124_807.jpg)
하지만 예타 면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정치적 의도나 경기 띄우기 목적에 의해 즉흥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평화당은 동남권에 SOC사업이 집중된 것을 보고 문재인 정부가 측근인 김경수 지사를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았다.
이번 예타 면제로 인해 과거 통과하지 못했던 9조3000억원 규모의 7개 사업이 부활했다. 또 10조1000억원 규모의 8개 사업은 예타 도중에 중단됐고, 예타를 추진한 적이 없는 4조7000억원 규모의 8개 사업은 추진하는 것으로 바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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