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타협과 양보의 정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이정표로 기록.", "노동자가 쥐고 있어야 할 노동시간 주도권을 사용자에게 넘겨주는 개악."
20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출범 3개월동안 진통을 겪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하지만 찬성과 반대 측의 온도차는 극명하다.
정부는 경사노위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 그 자체가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노사정이 내린 합의를 지지했다.
![19일 서울 경사노위 브리핑실에서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이 합의안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이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회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220/p179565865784916_748.jpg)
기업의 경우 경사노위의 합의를 환영하지만 추가적인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을 위한 합의문이 나온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유연화와 관련된 추가 입법 논의도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의 결정을 "정부, 경총, 한국노총의 야합"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내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합의는 노동시간을 놓고 유연성은 대폭 늘렸고, 임금보전은 불분명하다"며, 다음달 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탄력근로제는 일감이 많을 땐 법정 근로시간을 넘겨 일하는 대신 일감이 적으면 근로시간을 줄여 단위시간 내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주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최대 3개월 단위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사노위 합의로 인해 앞으로는 6개월로 늘리기로 19일 최종 합의했다.
오랜 진통 이후 노사정이 극적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안을 합의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어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서로에게 강도높은 수위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안에 대해 “79점짜리 성과”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이와 동시에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은 채 장외에서 정부·국회와 한국노총에 대한 총력투쟁을 예고한 민주노총을 두고는 “금도를 넘어선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합의는 노동시간을 놓고 유연성은 대폭 늘렸고 임금보전은 불분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동시간 주도권을 사용자에게 넘겨준 어이없는 내용"이며 "결국 노동개악에 지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경사노위가 진행해온 다양한 사회적 대화의 사실상 첫 결과물이다. 세부적인 사항은 수정할 부분이 있겠지만, 분명 의미있는 성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진통이 있었지만 합의는 타결됐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현재 국회는 여야의 첨예한 갈등으로 파행 사태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빠른 시일내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쟁을 넘어선 초당적 협력이 바탕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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