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한국은행이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연 1.50%에서 1.75%로 1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3개월째 동결이다.
이같은 결정은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기반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금융변수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협상,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의 변수로 금리 인상 명분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228/p179565869427229_346.jpg)
한은은 2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었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키로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동결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진 것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지난달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주열 총재는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제상황이 지난 1월에 전망한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 달 연속으로 기준 금리가 동결되면서, 다음달 금통위에 시선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국내 성장 경로에도 변수가 많다"며 한은의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4월 금통위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변수는 연준의 움직임이다. 올해 들어 연준은 금리동결을 결정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면 이미 역전된 한·미 간 금리 차(상단 기준)는 현재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된다면 한은은 금리인상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27일 의회에 출석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한 확실한 입장은 3월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다음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한은의 기준금리 기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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