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예상했던 2.6%보다 0.1%포인트 낮춰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분기 중 수출과 투자의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을 주로 반영한 것"이라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재정지출 확대, 수출과 투자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419/p179565885535884_797.jpg)
금통위는 회의 후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현 경기상황에 대해 "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낸 데다 설비 및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2.6~2.7%로 예상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를 제시했다.
신용평가사, 국제기구 등은 대체로 정부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지난달 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발표한 전망치는 2.6%로 그나마 높은 편이었다.
다만 이번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에는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배제돼 있어서 향후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 추경을 요구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2일(현지시간) 2.6%로 성장률 전망을 유지하면서 "투자와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밝힌 대로 추경 편성으로 충분한 재정적 자극이 주어질 것을 고려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속도가 중요한 만큼 정부가 신속히 추경을 편성해 이달 25일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앞서 6조원대로 알려진 추경의 적절한 규모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된 뒤 올해 들어 동결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 수준"이라고 평한 뒤 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1%로 내렸다. 지난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전망했다가 올해 1월 1.4%로 떨어뜨린 데 이어 추가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통계집계가 시작된 1965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다. 월별로는 1월 0.8%, 2월 0.5%, 3월 0.4%다. 여기엔 유가, 농산품 등의 가격 하락 영향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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