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65)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26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총리가 된 지 약 1년 만에 퇴진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2차 집권 후에는 건강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신약 덕분에 좋아졌다고 말해 왔다.
그랬던 아베 총리가 또다시 건강이상설에 휘말리며 13년 전과 같은 이유로 사임 가능성마저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목수리가 일본 정계에서조차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17일 오전 10시 30분께 도쿄 게이오 대학 병원에 약 7시간 30분 머문 뒤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부터 공무에 들어가지 않았고, 18일까지 3일간은 휴가를 보내며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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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건강검진을 위해 차량편으로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
아베 총리는 이 병원에서 정밀 건강검진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이날 추가 검사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20분께 병원에서 사저로 돌아오는 길에 몸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고했다”고만 답했다. 총리관저 관계자는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한 ‘당일검진’이라며 통상적인 검진임을 강조하며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관측을 부정했다.
그러나 정밀검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7시간 이상 검사를 또 받으면서 아베 총리의 건강을 둘러싼 의문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6개월에 한 차례 정도 정밀 검진을 받는데 최근에는 지난 6월 13일에 받은 상태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게이오대학 병원 관계자는 이날 검진에 대해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라고 말했다. 총리관저의 소식통은 "평일에 종일 시간을 낼 수 있어 여러 체크를 한 것일 뿐"이라며 아베 총리의 몸 상태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 장기화로 "총리는 재충전을 못 해 지쳐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시점에 돌연 병원을 찾은 데다 같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또 7시간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어서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일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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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도쿄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지난 4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피를 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면서 확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매일 만나고 있는데,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 전혀 문제가 없다"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일본 민영방송 보도가 나오는 등 일본 언론의 아베 총리 건강 관련 보도는 계속 나왔다.
하지만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이날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건강 체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병원 측도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에서조차 아베 총리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총리의 지병이 악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며 정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했고, 같은 당의 다른 중진 의원도 "중의원 해산 전략과 '포스트 아베' 레이스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자민당의 한 베테랑 의원은 "총리의 사임도 시야에 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16일 총선 승리로 같은달 26일 5년 3개월만에 총리 관저에 다시 입성했다. 한 번 사임했던 총리의 재취임은 일본 패전 후 두 번째였다. 2019년 11월 20일에는 일본의 통산 최장수 총리(2887일)가 됐다.
아베 총리사저 관계자들은 ‘통상적인 건강검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난국에 따른 지지율 급락에다 건강 적신호마저 켜지면서 아베 총리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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