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9∼10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 태풍과 맞먹는 양간지풍이 예상되자 산불 대비 태세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다.
행안부는 현재 강원·경북 등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번주 주말에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양간지풍이 예고되자 산림청, 기상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강원·경북 등 대형산불 위험성이 높은 지자체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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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안 대형산불 주범인 '양간지풍' 발생 구조. [행정안전부 제공] |
양간지풍(襄杆之風)은 봄철 강원도 양양과 고성 간,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빠르고 고온건조한 강풍으로, 순간최대풍속은 태풍과 맞먹는 초속 20∼30m(시속 72∼108km)에 달한다.
양간지풍은 봄철 ‘남고북서’(남쪽 고기압·북쪽 저기압)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양간지풍은 산불 확산 속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 현상도 일으킨다.
국립기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한 역전층이 강하게 형성될수록, 경사가 심할수록, 공기가 차가워지는 야간일수록 양간지품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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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영동지방 강풍 예상도. [행정안전부 제공] |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개최된 행안부 회의에서는 이번 주말 양간지풍 등 기상예보를 공유하고, 산불 예방·대비를 위한 산림청과 각 지자체의 중점 추진대책을 보고받은 후 기관별 협조 사항 등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임현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이번주가 봄철 대형산불 예방의 중대 고비이므로 관계기관들이 산불 예방 홍보, 불법행위 적발·엄단 등 산불 대비 태세에 비장한 각오로 임해 주길 바란다”며, “국민께서도 소중한 인명·재산피해 방지를 위해 산불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간지품의 역대 사례를 보면 1996년 고성에서 초속 27m, 2005년 양양에서 초속 32m의 강풍이 불어닥쳤고, 2019년 고성에선 초속 35.6m의 양간지풍이 관측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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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은 현재 강원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효된 건조조의보에다 8일 저녁으로 강원산지와 정선평지에 강풍 예비특보를 7일 오후 추가 발표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양간지풍은 봄철 동해안 대형산불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당장 지난달 초 동해안 산불의 확산도 양간지풍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울진삼척 산불의 큰 고비였던 지난달 5일 오전 4∼6시 사이 울진 온정면과 삼척 원덕읍 월천리 일대에는 각각 초속 21.5m와 초속 15.2m의 강풍이 몰아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액은 226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322동, 농기계 1899대, 농·어업시설 393곳 등의 사유 시설, 마을 상수도, 소각장 등 공공시설 82곳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의 수정 발표 자료를 보면, 피해 면적은 2만523ha가 불탔다.
서울 면적(6만500ha)의 3분의 1(33.9%)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산림이 피해를 봤다. 피해 면적은 산불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2000년의 동해안 산불(2만3794ha)에 이어 2번째로 큰 수준이다.
올해 들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해의 1.8배인 30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2만2236ha에 달한다.
기상청은 8일 저녁 강원산지와 정선평지에 강풍예비특보를 7일 오후 발표했다. 산불 예방에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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