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우승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무결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울음바다 된 SSG 우승 세리머니…정용진도 울고 추신수도 “펑펑”
'SK 왕조 중견수' 김강민, SSG 새 왕조 선포하고 '시리즈 MVP’
김광현, SSG 첫 우승의 순간까지 SK시절 포함 세 번째 마지막 투수
키움, 결정적 실책 3개에 자멸…창단 첫 우승 놓쳤지만 ‘감동의 조연’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올라 포효했다. 선수와 감독은 물론 구단주까지 울음바다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특히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마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새겼다.
정용진(54) 신세계그룹 부회장 겸 SSG 랜더스 구단주는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전체 시리즈를 좌우할 5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 결단을 내리는 등 화끈한 지원으로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직접 레드카펫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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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김강민과 정용진 구단주를 비롯한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6차전에서 2-3으로 뒤지던 6회말 터진 김성현의 좌중간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를 앞세워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눌렀다.
이로써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SSG는 간판 교체 2년만에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전신 SK 시절을 포함하면 2018년 이래 4년 만에 KS 우승 축배다. 또 2007∼2008년, 2010년, 2018년에 이어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챔피언 깃발을 휘날렸다.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은 2007∼2008년, 2010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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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정용진 구단주를 비롯한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최초로 정규리그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SSG는 KS마저 제패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사에 ‘무결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웠다.
이날 9회초 2사 후 SSG 랜더스의 1루수 오태곤이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의 강습타구를 잡자 더그아웃에 있던 SSG의 모든 선수는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마운드에 서 있던 SSG의 ‘심장’ 김광현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고, 포수 이재원은 마스크를 벗어던지며 뛰어나와 얼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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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투수 김광현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1982년생 동갑내기 최고참 추신수와 김강민도 흰색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후련하게 눈물을 쏟았다.
더그아웃에서 가슴을 졸이던 김원형 SSG 감독은 코치진들과 뒤엉켜 환호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반소매 차림으로 스카이박스에서 응원하던 그라운드로 내려온 정용진 SSG 구단주의 벌겋게 상기된 얼굴에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연신 흘렀다.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한 SSG 선수들은 팀명인 랜더스를 딴 일명 ‘랜딩’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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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SSG가 우승한 직후 정용진 구단주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정용진 구단주와 김강민은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았고,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 퍼지자 관중들은 “SSG!”를 연호하며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정 구단주는 야구단 구단주가 된 이래 야구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2년간 랜더스의 도약과 흥행몰이를 진두지휘했다.
구단주가 전폭적인 지원으로 앞장서고 선수단이 그에 걸맞는 성적으로 화답하면서 SSG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최다인 98만1546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경기마다 입장권이 다 팔린 것도 SSG의 공이 컸다.
전날 김강민의 끝내기 대포로 5차전을 잡고 우승에 성큼 다가선 SSG는 이날 6차전에서 수비 실책 3개를 범하며 자멸한 키움과 달리 물샐틈없는 호수비를 펼치며 또 다시 역전승을 엮어내 올해 한국 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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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SSG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면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원형 SSG 감독(오른쪽)이 KBO 감독상을 받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6차전은 강렬한 공격의 키움을 견실한 수비의 SSG가 제압한 경기였다. 한유섬, 최지훈, 박성한 등은 몸을 날려가며 파울 플라이를 걷어내는 ‘슈퍼 캐치’를 연발했고 내야진도 민첩한 몸놀림으로 그물망 수비를 펼쳤다.
김광현은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합쳐 세 번째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 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을 만들어 냈다.
키움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을 포함해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KS 대권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최고봉에 한 발 미치지 못해 아쉽게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럼에도 키움은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감독의 주역’이자 ‘감동의 조연’으로 큰 기억을 남겼다.
키움은 kt wiz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뒤에도 6차전 마지막 순간까지 SSG에 한 치도 밀리지 않는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올해 키움 선수단 연봉 총액(외국인과 신인 선수 제외)은 56억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였고 전체 1위인 SSG(227억원)의 24.6%에 불과했다. 2022시즌 연봉 1위인 김광현(8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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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6회초 키움 공격 1사 상황에서 이정후가 우월 솔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하지만 현재 한국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이정후를 비롯, 투지로 한데 뭉친 키움 선수단은 한국시리즈 내내 별다른 지친 기색 없이 SSG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날 경기에선 3회 임지열의 2점포와 6회 이정후의 솔로포로 잇따라 승기를 잡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잇따라 터진 실책이 뼈아팠다.
이날 6차전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던 한유섬은 목발을 짚고 뒤늦게 합류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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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한국시리즈 6차전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다리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SSG 한유섬이 목발을 짚고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마이크를 잡은 정용진 구단주는 관중들을 향해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 개인 타이틀을 한 개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홈 관중 1위를 차지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고, KS 우승까지 했다. 이 모든 영광을 팬 여러분께 돌리겠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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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SSG가 우승을 한 뒤 김강민이 시리즈 MVP로 선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SSG 김강민(40)은 기자단 투표에서 77표 중 42표를 획득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고 상금 1천만원도 차지했다. 최정(21표)과 윌머 폰트(14표)를 여유있게 제쳤다.
김강민은 40세 1개월 26일로 역대 KS 최고령 MVP 기록도 썼다.
김강민은 전성기 시절 ‘SK 와이번스 왕조’의 외야 한복판을 지켰지만 불혹을 넘긴 올해는 후배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백업 중견수로 뛰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필요할 때 터뜨린 방망이로 노련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한국시리즈 성적은 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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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SSG 무사 1·3루 상황에서 김강민이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1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9회말 극적인 대타 동점 홈런을 날린 김강민은 상대 전적 2-2에서 맞붙은 5차전에서 9회말 대역전 끝내기 석 점 홈런으로 우승 축배를 향한 물길을 SSG쪽으로 확실히 돌려놓았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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