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인수전 불참…하나금융그룹 편입 전망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말 기준 자산규모 20조원의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최종 M&A(인수합병) 성사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최대주주 KDB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에서 지난 7일까지 ILO(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하나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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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말 기준 자산규모 20조원의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최종 M&A(인수합병) 성사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매각대상은 KDB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 보유 KDB생명 지분 92.73%다. 매각가는 2000억원대로 알려졌는데 앞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5번째 매각을 추진하는 KDB생명과 관련해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7월 본입찰에서 매각 성사를 낙관했다.
KB금융·신한금융 등 다른 금융그룹에서 중소형 보험사를 인수해 육성한 결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내자 하나금융도 보험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무난히 인수에 성공한다면 하나금융그룹 보험경쟁력은 업계 8위까지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당초 KDB생명 매각 추진 초기부터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예비입찰 단계에는 참여하지 않다가 이번 본입찰에 최종 참여했다. 과거 예비입찰 당시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진 사모펀드 등이 본입찰에 대거 불참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그룹은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전환했으나 실적이 기대만큼 못 미치며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하나생명도 업계 하위그룹에 그치고 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하나생명의 자산규모는 6조원대로 22개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17위인 실정인데 KDB생명을 인수해 통합될 경우 단숨에 업계 8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금융권은 비은행 수익 강화에 대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각별한 관심이 이번 인수전 참여로 이어진 데 주목하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4개 자회사 중 최고의 회사가 몇 개냐며 하나은행 위주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더불어 하나은행의 KDB생명 인수 본입찰 참여는 KDB생명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인수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DB산업은행이 지난 5월 KDB생명에서 발행한 216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인수하고 KDB생명에서 이날 75%의 비율로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KDB생명은 금감원 공시에서 주당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원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0일 감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KDB산업은행 등 원매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인수 후 통합·재무개선 작업에 대한 인수자의 부담도 경감시키는 조치로 풀이된다.
KDB생명의 자본금은 종전 4743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줄어드는데 매각 전 회계상 손실을 털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에 거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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