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하청 불법파견' HD현대건설기계 전 대표이사 등 벌금형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7 15:29:04
  • -
  • +
  • 인쇄
전 대표와 임원 협력사 등에 벌금 700만~500만원 선고
재판부 "실질적 근로자 파견 행위" vs 사측 "항소할 것"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를 생산 공정에 불법 투입 시킨 혐의로 기소된 HD현대건설기계 전 대표이사와 임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의 의사를 밝혔다.

 

27일 업계와 법원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정진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건설기계 전 대표이사 A씨와 회사 법인에 각 벌금 700만원, 전 임원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C하청업체 대표 D씨에게 벌금 700만원, C하청업체 법인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 HD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노조 조합원들이 25일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 등은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HD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 내 굴삭기 붐(Boom), 암(Arm) 가공 공정 중 용접과 검사작업 등 직접 생산공정에 C사 근로자 46명을 파견해 일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파견근로자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대한 근로자파견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A씨 등은 재판부에 파견근로 관계가 성립되지 않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청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을 HD현대건설기계에 파견했고, HD현대건설기계가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업무 수행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또 원청인 HD현대건설기계 근로자와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에 특별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봤다. 하청업체가 독자적인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근로자들이 근무 중 원청 소유의 장비와 공구를 사용한 점도 불법파견의 근거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형상으로는 사내 도급 형태를 띠면서 실질적으로는 근로자 파견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 역무를 제공받은 것으로, 파견법이 금지하는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대한 근로자 파견을 우회적으로 이뤄지게 했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위법성 인식 정도도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HD현대건설기계는 "법리적으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항소해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판결 직후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건설기계는 불법파견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며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착취를 중단하고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한국화 거장 '소호' 김숙진 화백 5번째 개인전 '자연, 그곳에 머물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거짓과 허구, 겉치레와 인공미가 판치는 세상에 실존적 사실과 진실은 분간하기조차 어려워지고 자연과 호흡하며 살던 순전하고 서정적인 인간 심상은 점차 옛얘기가 돼 가고 있다. ‘혼돈’이라 할 만큼 종잡을 수 없는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자연의 숨결과 동화적인 서정성을 일깨워주고 실존적 사실과 진실의 힘을 보여주는 존재는 그만큼 소중할

2

[현장] 성균관대학교EMBA SM포럼 세미나, 강정수 대표 "AI 경제, 비즈니스 미래를 바꾼다"
[메가경제=정호 기자] "AI가 없으면 회사에 가라고 했는데 컴퓨터 안 주면서 일하라는 거랑 똑같다. 미디어 소비라든지 소통이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커머스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등 업무가 어려워지는 사회가 온다. AI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강정수 블루닷 에이아이(AI) 연구센터장이 남긴 말이다. 강 센터장은

3

티웨이항공, 청주-발리 노선 운항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티웨이항공이 청주에서 출발하는 동남아시아 발리 정기 노선을 운항한다고 26일 밝혔다. 티웨이항공이 25일부터 청주-발리(덴파사르) 노선을 운항하며 다가오는 휴가 기간을 앞두고 청주발 동남아시아 하늘길 확대에 나섰다. 운항 당일 청주국제공항에서는 티웨이항공 임직원과 청주국제공항 관계자가 함께한 가운데 운항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번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