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성 불법합병·승계 의혹' 이재용 결국 기소…'부정거래·시세조종·배임' 혐의 "중대 범죄"…‘삼성 수사’ 1년9개월 만에 마무리

최낙형 / 기사승인 : 2020-09-01 15: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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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김종중 등 그룹관계자 10명도 기소…"총수 사익 위해 투자자 이익 무시"
심의위 권고 불복…“사건 실체 명확, 사안 중대성, 국민의혹 해소성 등 판단”

[메가경제= 최낙형 기자]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며 재판에 넘겼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혜자라며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그룹 관계자들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내부감사법 위반, 위증 등 혐의가 무겁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새로운 법정 다툼을 시작하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2018년 11월 20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검찰은 우선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수사팀장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은 최소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시점에 삼성물산 흡수합병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면서 “이를 위해 각종 거짓정보를 유포하고 불리한 중요 증거는 은폐했으며 주주 매수, 불법 로비, 시세조정 등 다양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조직적으로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은 “삼성물산 경영진들은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의 승계 계획안에 따라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해 합병을 실행함으로써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삼성 합병 · 승계 의혹(PG) [사진= 연합뉴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를 일삼았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수사의 출발점이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 등에게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 부장검사는 “합병 성사 이후에는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이었다는 불공정 논란을 회피하고 자본잠식을 모면하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4조원 이상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행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000억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5천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런 일련의 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 총수의 사익을 위해 투자자의 이익은 무시한 것인 만큼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또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를 무시한 조직적인 자본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서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또 검찰은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삼성물산 대표가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 합병실체에 관해 허위증언을 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 “학계와 판례의 다수 입장, 증거관계로 입증되는 실체의 명확성, 사안의 중대성과 가벌성, 사법적 판단을 통한 국민적 의혹 해소 필요성 등을 판단했다”고 기소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수사심의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불기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수사팀은 심의위의 권고 취지를 존중해 지난 두 달 동안 수사 내용과 법리 등을 심증 재검토했다. 전문가 의견 청취의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해 다양한 고견을 들었고 수사 전문가인 부장검사회의 등도 개최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공소 유지는 수사에 참여한 김영철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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