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회적 공분 두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미필적 고의' 판단 '살인죄' 적용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17 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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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여조카 모진 폭행 이모 부부, 친인척 노출 우려로 신상은 비공개 결정
시신 곳곳에 빗자루 등으로 맞은 멍과 상처 자국…1차 부검 '속발성 쇼크사'
숨진 여아 친모, 방임 혐의로 입건…경찰, 이모 부부 여죄 계속 수사
생후 2주 영아 사망 사건,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에도 아기 방치
범행 은폐하려 거짓 반복…부검 결과 나온 뒤에야 "던졌다" 인정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경찰이 사망을 부른 극단적인 비정한 두 아동학대 사건에 피의자에 대해 17일 각각 ‘살인죄’를 적용했다.


10살짜리 여조카를 마구 때리고 욕조 물을 받아놓고 물속에 넣었다 빼는 이른바 ‘물고문’ 행위를 한 이모 부부와, 생후 2주 된 갓난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부모에 대해 범행에 미필적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각각 살인혐의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숨진 A(10)양의 이모인 B씨와 이모부(모두 30대)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지난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용인= 연합뉴스]

경찰이 부검감정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자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살인죄 적용에 따라 관련법에 의해 이들 부부에 대한 신상 공개가 가능해졌지만, 경찰은 친인척의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신상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이모 부부는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아파트에서 맡아 돌보고 있던 조카 A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대 후 A양이 숨을 쉬지 않자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은 A양 몸 곳곳에 난 멍을 발견,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B씨 부부를 추궁한 끝에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 긴급체포한 뒤 하루 뒤인 지난 9일 이들에 대해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양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여조카에게 물을 이용한 학대와 폭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훈육을 이유로 A양을 상대로 지난해 12월부터 도합 20여 차례의 폭행과 2차례의 물을 이용한 학대를 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에 경찰은 B씨 부부에 적용한 혐의를 아동학대치사 혐의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이들 부부가 어린 A양에게 성인도 견디기 힘든 잔혹한 행위를 가하면서 A양이 숨질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A양 시신 부검의의 1차 소견도 살인죄 적용에 영향을 끼쳤다. 속발성 쇼크사란 외상에 의해 생긴 피하출혈이 순환 혈액을 감소시켜 쇼크를 불러와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어린아이에게 이 정도 폭행과 가혹행위를 하면 아이가 잘못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피의자 부부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봤고 부검의의 1차 소견은 폭행과 가혹행위가 무관하지 않음을 의미해 최종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최근 A양의 친모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친모는 딸인 A양이 B씨 부부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친모는 지난해 11월 초 이사 문제와 직장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지자 언니인 B씨 부부에게 A 양을 맡기곤 가끔 찾아와 A양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친모는 남편과는 이혼해 혼자 A양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같은날 전북지방경찰청은 생후 2주된 영아를 숨지게 한 부모인 C(24·남)씨와 D(22·여)씨에 대해 살인 및 아동학대중상해·폭행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당초 경찰은 이들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조사했으나 폭행 강도와 수법 등으로 미뤄 범행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18일 이들 부부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C씨 부부는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아이 얼굴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아이의 사망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과 두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쳤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계속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조사 결과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지난달 말부터 7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폭행했으며, 폭행으로 아이가 호흡곤란과 눈 떨림 등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숨졌을 당시에도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 앞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모습도 보였다.박송희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나 피의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전에도 학대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았더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의 소견을 혐의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때려서는 아이의 머리에 이 정도로 큰 상처가 생길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사망 전 아이에게서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을 부부가 인지한 점으로 미뤄 범행에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부는 지난해에도 숨진 아동보다 먼저 태어난 한 살배기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재 딸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자료출처=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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