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저는 20년 동안 한번도 영업한 적이 없다. 세계적인 회사가 다 저희를 찾아왔다."
홍보컨설팅의 세계적인 인물 뉴스커뮤니케이션 박수환 전 대표(59)가 법정 최후진술에서 한 말이다.
박 전 대표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3·SDJ 코퍼레이션 고문)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 청탁을 해준다며 2009년 3월~2012년 2월 대우조선으로부터 홍보컨설팅비 명목으로 21억3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민 전 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금상 어려움을 해결해주겠다며 2009년 5월 금호아시아나 측으로부터 11억원을 송금받은 혐의도 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24일 열린 박 전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표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21억3400만원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과의 홍보컨설팅 계약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남 전 사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도 계약은 정상적으로 유지된 점 등을 보면 정당한 계약대금일 여지가 충분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사기 혐의도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악의 고리 역할을 한 박 전 대표를 단죄해야 한다"며 "불법으로 편취한 금액이 31억원이다. 일반 국민들이 수십년을 일해도 모을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이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사회통념과 일반상식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원심은 물론 당심에서도 법정에서 현출된 모든 증거를 부인하고 상식에 맞지 않는 진술을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공정한 업무수행에 있어서 신뢰가 심각하게 저해됐다. 또 불법으로 취득한 이익은 전혀 환수가 안되고 있고, 박 전 대표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은 박 전 대표를 괴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 이전까지 박 전 대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업체를 운영했다"며 "그러나 더이상 운영할 수 없어 직원들에게 양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박 전 대표의 삶은 송두리째 부정당했고 그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내면에 숨어있는 내용을 살펴서 원심의 판단과 같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이번 사건으로) 평생을 잃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받고 있다"며 "저는 20년 동안 한번도 영업한 적이 없다. 세계적인 회사가 다 저희를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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