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노동계가 탄력근로제 개편에 반대하는 이유는?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05-01 16: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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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6일 하루짜리 파업을 벌였다. 그들의 요구사항 중 중요한 한가지는 ‘탄력근로제 개악 저지‘였다. 탄력근로제가 무엇이기에, 그리고 왜 민주노총이 파업까지 벌어가며 반대 의지를 다지는 걸까.


탄력근로제는 일주일 단위로 일정한 시간만 근로하도록 강제하지 말고 따로 기간을 정해둔 뒤 주당 근로시간을 융통성 있게 운용하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일이 없거나 적을 땐 적은 시간을 일하는 대신, 일이 몰릴 땐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얼음공장의 경우 주문이 밀려드는 하절기엔 주당 근로시간을 늘려 일하게 하고, 그 대신 일이 적은 겨울철엔 주당 근로시간을 대폭 줄이게 하자는 게 이 제도가 고안된 취지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탄력근로제가 우리사회에서 갑자기 현안으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노동시간을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해 주 52시간으로 제한한 것과 관련이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이 제도가 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된다.


탄력근로제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단위 기간이다. 현행 단위 기간은 최대 3개월이다. 즉, 3개월 평균을 냈을 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된다. 단, 하루 근로시간 최대치는 64시간이다.


그러나 단위 기간을 이렇게 정해두면 앞서 예를 든 얼음공장의 경우엔 무의미한 규정이 되고 많다. 얼음공장에 필요한 건 1년의 단위 기간이다. 겨울이 일감이 몰리고 여름엔 한가한 보일러나 난로 제조 공장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자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됐고, 결국 지난 2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늘리는데 합의했다. 현재 기업들은 이것으로도 모자라다며 단위 기간을 1년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합의안인 6개월 연장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안전과 건강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임금 보전이 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탄력근로제 하에서 첫주 64시간을 일하고 다음주에 40시간을 일한 근로자는 주당 평균 52시간을 근무했지만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한다. 반면, 탄력근로제 적용 없이 주당 52시간씩만 일을 하면 이 근로자는 주당 12시간씩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인정돼 총 24시간에 대해서는 1.5배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셈법으로 인해 근로자들은 단위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실상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안을 ‘개악’이라 말하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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