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둔촌주공 재건축...공사비 5200억 증액 ‘조합 vs 시공사’ 격돌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2-09 03: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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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 두고 갈등 깊어져...조합 “절차상 위법” 주장
시공사업단 “공사비 증액 계약 적법...사업비 대여 중단 불가피”

1만 2000세대 규모로 단일 단지 기준 역대 최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양측이 5200억 원의 공사비 증액 문제로 첨예하게 맞서면서 내년 2월로 예정된 4700여 세대 규모의 일반 분양 일정도 미뤄질 전망이다.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8일 “둔촌주공 사업의 정상화를 바랍니다”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조합 측이 공사비 증액, 위법 절차 등을 문제 삼아 시위, 민원제기 등 공세를 펼치자 시공사 측에서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2016년 2조 6000억 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체결했다가 지난해 5200억 원대의 증액 계약을 맺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지난해 6월 25일 공사(변경)계약을 상호 체결했고, 조합이 제공한 계약의 근거 인허가도서를 기반으로 실시설계도서에 따라 1만 2032세대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적법성을 강조했다.

또 “조합이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 의뢰를 통해 적정성을 검토받았다”며 “올해 5월 29일 임시총회에서 해당 계약과 동일한 3조 2293억 원의 공사비를 결의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조합 측은 해당 계약이 절차적으로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맞서는 중이다.

조합은 지난해 전 조합장인 A 씨가 조합원의 동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A 조합장은 해당 계약서를 작성한 날 조합원들로부터 해임됐다.

이에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절차와 계약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업단은 “조합 내부 문제로 집행부 전체가 해임됐고, 새로운 집행부 구성 후 조합원분양과 일반분양을 포함한 사업 진행을 위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새 집행부 구성 후에도 조합이 분양을 위한 택지비감정평가 취소/재신청/보류, 분양일정 등의 번복을 수차례 되풀이하며 일반분양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뒤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감재 변경을 요청하고, 감리로부터의 자재승인을 지연시키는 등 정상적인 공사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조합 측에 날을 세웠다.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깜깜이 공사’를 하고 있다는 조합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시공사업단간의 계약방식이 관공사와 같이 내역을 산정할 수 있는 상세설계도서가 있는 내역입찰제가 아니다”라며 “초기 단계의 상세설계가 없는 민간공사 특성상 사업시행인가도서를 기반으로 조합과의 계약소위원회 협의, 2019년 10월 도정법 개정에 따른 공사비 검증과정 등 적법한 과정을 거쳐 산정한 평단가 계약”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공사업단은 지난달 계약이행을 하지 않으면 조합에 대여비 지급을 중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초강수도 뒀다.

이에 조합 측은 조합원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철거부터 착공 이래 지급 받은 공사비 없이 공사를 수행 중임에도 되돌아오는 것은 분양을 미끼로 한 희망고문과 천문학적인 선투입 공사비, 금융비용 등 손해밖에 없었다”며 “사업비 대여를 불가피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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