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웃었다”…제조업 체감경기 ‘뚝’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8 08:46:3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소폭 하락하며 기업 체감경기가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출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71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2분기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BSI가 100 미만이면 전분기보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 제조업 경기전망이 소폭하락했다.

부문별로는 내수와 수출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내수기업 BSI는 78로 전분기 대비 4포인트 상승했지만, 수출기업 BSI는 70으로 20포인트 급락했다. 중동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화장품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도체 업종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118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화장품 역시 전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음에도 103을 기록해 여전히 긍정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정유·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은 부진이 두드러졌다. 정유·석유화학은 56으로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철강 역시 64에 그치며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원료 수급 불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이 꼽은 상반기 최대 리스크는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70.2%)이었다. 이어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29.8%), ‘환율 변동성 확대’(27.6%), ‘소비 회복 둔화’(19.1%), ‘수출 수요 둔화’(13.9%)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역시 신중 기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응답 기업의 61.1%는 “계획대로 투자 진행 중”이라고 답했지만, 35.1%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위축 요인으로는 ‘시장 수요 악화’(26.9%), ‘에너지·원자재 비용 상승’(24.4%), ‘통상환경 변화’(23.9%) 등이 꼽혔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제조업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정부와 경제계의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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