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 '장벽' 허무는 '소통의 장'
[메가경제=정호 기자] "일반적인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심히 몰두하고 성취감을 얻고 승부욕도 마찬가지다. 특히 e스포츠는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협력과 소통의 자세를 배워가고 사회적인 면을 키우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FC온라인 참가팀을 이끌고 울산에서 찾아온 30대 지도교사의 말이다. 2009년부터 이어진 '넷마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올해도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진행됐다. e스포츠계의 '패럴림픽'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매년 전국 16개 시도 장애학생들의 '승부의 장'을 마련한다.
![]() |
▲ 대회에 임하기 전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사진=정호 기자] |
‘열정의 e공간, 행복한 e순간’을 주제로 펼쳐진 올해 대회에서는 마구마구 리마스터, 모두의 마블, 폴가이즈, 팀파이트 택티스 등 게임 10종이 주요 종목으로 채택됐다. 동시 진행된 정보경진 대회는 18개 종목을 다룬다. 총 28개 종목 참가자는 특수학교(급) 학생, 지도교사, 특수학교 관리자, 학부모 등 1600여명이다. 지난해 1500명 참가자 대비 6.3% 늘어났다.
e스포츠 대회는 각각의 종목마다 독창적인 경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FC온라인은 각 지역별로 예선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이 경합을 겨뤘다. 리그오브레전드 오토체스라고 불리는 '팀파이트 택티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서로 호흡을 맞춰 대결을 벌인다. 비록 학생대회이나 전문 해설위원을 두는 등 규모면은 여느 e스포츠 대회장 못지않은 모습이다.
경상남도 함양에서 왔다는 30대 교사는 "평소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하는데 학생들이 나보다 더 게임을 잘하는 것 같다"며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이니 만큼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아이들과 나 모두 더욱 치밀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
▲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마구마구 리마스터 종목 참가 선수들.[사진=정호 기자] |
올해 정보경진대회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동영상 제작' 종목은 처음 도입됐지만 치열한 경쟁률을 보여줬다. 예산에서 왔다는 40대 지도교사는 "앞서 충청남도 지역 대회 때는 좋은 결과를 얻어 이번 대회에 기대가 컸지만 전국대회에 나오니 다른 학생들의 높은 실력을 갖춰 학생들이 많이 긴장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는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날 같이 참가한 선수, 교사들과 격려를 나누며 긴장감을 완화하는 모습이었다. 경남 김해에서 출전한 한 선수는 "스마트 검색 대회에 참가하기까지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대회에 나오니 긴장된다"며 "하지만 대회를 준비한 친구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40대 지도교사는 "전혀 긴장을 하지 않는 친구인데 막상 대회장에 오니 화장실도 자주가고 그런다"고 말했다.
![]() |
▲ 정보처리대회 전경.[사진=정호 기자] |
4일 행사가 2일차로 접어들며 e스포츠 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그간 온라인과 경주 등에서 진행된 예선 대회를 통해 진행됐던 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모습이다. 정리하면 올해 대회 또한 넷마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도 '비장인의 장애인들에 편견을 허무는 대회'로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 20대 지도교사는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경계와 거리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회가 그 간격을 좁히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