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스BX' 삼킨 한국앤컴퍼니, 오너家 수혜 논란 속 '사업형 지주사' 공식 출범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31 11: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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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소규모합병 과정, 최대주주인 오너가에 유리해...소액주주 반발
한국앤컴퍼니, 알짜 자회사 합병으로 '사업형 지주회사' 공식 출범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한국앤컴퍼니가 논란을 빚었던 알짜 자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아트라스BX)의 흡수합병을 마치고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거듭난다.

한국앤컴퍼니는 내달 1일부로 아트라스BX의 흡수합병 절차를 마치고,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목표로 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공식 출범한다고 31일 밝혔다. 

 

▲ 한국앤컴퍼니 본사 외관



아트라스BX는 차량용 납축전지 전문 기업으로 세방전지에 이어 국내 업계 2위인 코스닥 상장사다. 한국앤컴퍼니가 지분 31.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510억 원, 영업이익 623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익잉여금만 6438억 원이 쌓여 있는 '효자' 회사다.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11월 30일 아트라스BX와 흡수합병 계약을 마치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합병가액은 한국앤컴퍼니 보통주 1만 5801원과 아트라스BX 5만 3599원이며, 합병비율은 한국앤컴퍼니 보통주 1주당 아트라스BX 보통주 3.392주로 결정됐다.

하지만 양사 합병이 최대주주인 한국앤컴퍼니와 조현범·조현식 오너가에게 유리하게 이뤄지는 반면 소액주주는 권리를 침해 받아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트라스BX는 지분 58.43%가 자기주식으로 대주주 지분까지 합치면 소액주주 비율이 불과 10.44%에 지나지 않아 유통주식수가 적었다. 수익성이나 자산가치 측면에서도 증시에서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회사였다.

지난 2016년에는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를 시도하며 시장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려 했지만 당시 공개매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기관투자자 등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제동을 걸어 결국 무산된 적이 있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회사 가치를 올릴 수 있었지만, 이는 한국앤컴퍼니 주주에게 불리한 결과로 돌아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앤컴퍼니 측에서 흡수합병을 위해 아트라스BX를 일부러 저평가 상태에 머물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과 함께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에 두 차례, 올해 1월에 한 차례씩 총 세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이후 1월 26일 증권신고 효력을 발생시켰다.

이에 행동주의 펀드인 밸류파트너스는 차등합병을 문제 삼아 지난 1월 양사간 합병 결의를 무산시키려는 임시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사에 해당하는 소규모 합병의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을 통과시킨 후 이사회 의결로 마무리될 수 있다.

하지만 양사는 지난달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이후 절차도 무난하게 진행됐다.

 

▲ 한국앤컴퍼니 CI


 

한편,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아트라스BX가 하도급대금을 변경하면서 수급사업자에게 서면 발급을 하지 않은 사실과 최저임금 인상 등 가공비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특정 수급사업자를 차별 취급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 부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공정위가 차별적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와 관련해 최초로 제재를 가한 사례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형 지주회사로서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하며,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구조를 확립해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적극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소멸회사인 아트라스BX는 한국앤컴퍼니 ES(Energy Solution) 사업본부로 구조 재편될 예정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아트라스BX가 다진 탄탄한 기반에 한국앤컴퍼니가 보유한 브랜드, 네트워킹, M&A 역량 등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및 인력, 그리고 수요처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더해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납축전지 제조 및 판매를 넘어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 미래 에너지 사업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핵심사업인 타이어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적, 질적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모빌리티 및 미래 기술기반 산업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고 이에 걸맞은 주주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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