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 vs 위법' 격돌…항소심서 오너 보수 기준·지배구조 쟁점 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반도체 사업을 하는 DB하이텍이 지배주주 보수 적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항소심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지배구조와 오너 보수 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 측은 1심에서 실질적인 경영 참여와 절차적 정당성이 인정된 만큼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를 충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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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원고 측인 경제개혁연대와 일부 소액주주들이 피고 측 DB그룹 오너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과다 보수 관련 손해배상(손배) 청구 소송은 1심에서 원고 패소로 됐지만, 원고 측이 지난 10일 항소를 제기하면서 2라운드에 돌입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분쟁의 핵심은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이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수령한 보수 규모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양측간의 팽팽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238억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같은 기간 등기이사 보수 총액 대비 3~6배 많은 수준이다.
원고 측은 이를 두고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등기이사를 크게 상회하는 보수를 받는 것은 사실상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취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지급 구조 자체가 지배주주의 영향력 하에 설계된 만큼 형식적인 절차 준수만으로 적법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반면 앞서 진행된 1심 법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보다 신중한 판단을 내렸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1민사부는 판결문에서 두 인물이 단순한 지배주주를 넘어 실제 경영에 관여한 점을 인정했다.
임원 인사, 주요 경영 의사결정, 전략 수립 및 관리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업무 수행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수 지급 자체를 위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피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보수 지급 절차와 관련해서도 회사가 내부 기준과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상법상 이사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한도가 설정되고, 개별 보수는 경영진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 관행이라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보수 많아도 위법 아니다? 1심 판결…‘오너 보수 룰 쟁점’
재판부는 회사의 재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해당 보수 지급이 기업의 재산을 훼손하거나 경영상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히 보수 규모의 크기만으로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회사의 규모·수익성·성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DB그룹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단순한 보수 분쟁을 넘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와 보수 체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미등기임원 제도를 활용한 오너 경영 참여, 주총 승인 구조와 실제 보수 결정 과정 간의 괴리, 지배주주의 영향력 범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의 파급력이 있을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 보수 ‘과도 vs 위법‘ 논란, 항소심서 ‘오너 보수 한계선’ 가른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 측이 제기한 문제의식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법적 판단 기준인 ‘위법성’ 입증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과도하다’는 평가만으로는 손배 책임을 인정받기 어렵고, 회사에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거나 명백한 절차 위반이 있었는 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항소심의 핵심 쟁점은 지배주주의 경영 참여가 ‘업무 수행’으로 인정될 수 있는 범위와 이에 따른 보수 지급이 어느 수준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 중심 경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보수 체계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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