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가격 인상' 의혹…2017년에 이어 공정위 조사 가능성도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BBQ가 일부 메뉴 냉장육에 3000원 추가 요금을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꼼수 가격 인상 아니냐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BBQ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달 경쟁사인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에도 당분간 치킨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것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쟁사들이 냉장육에 가격을 올려 받는 정책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어 사태는 확산일로다.
![]() |
▲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BBQ의 냉장육 추가 비용 결제 화면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
지난 18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뭐야 BBQ 이거 진짠가', 'BBQ 근황' 등의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이들 게시글에 따르면 BBQ는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황금올리브치킨 핫윙' 제품에 '냉장육' 항목을 추가하고 냉장육으로 주문 시 3000원의 비용을 추가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차라리 냉동 3000원 할인 붙여놓든가 저게 뭐냐", "치킨이 대체재가 없는 품목도 아니고, 선 넘었다", "교촌으로 가는 화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서로 상부상조하나" 등 소비자들의 비판 댓글들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 |
▲ BBQ 냉장육 추가비용 관련 게시물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
심지어 매장마다 정책이 다르게 적용돼 일부 BBQ 가맹점은 냉장육 추가 비용을 3000원보다 더 높게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해당 정책은 일부 지역 매장에서 고객들의 요청으로 지난달 17일부터 적용되고 있다"며 "당사는 추가 비용을 3000원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가맹점주들이 모두 개인사업자이므로 일부 가맹점에서 4000원으로 책정하면 이를 당사가 막을 방법은 없다"고 해명했다.
BBQ의 냉장육 추가 가격에 대해 경쟁사들은 모두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bhc 관계자는 "당사 메뉴는 거의 신선육(냉장육)만 사용하고 있어 이렇게 냉동육과 구분할 여지가 없다"며 "신선육에 손질이 더 많이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염지(소금에 절이는)과정 등을 감안해서 가격을 책정하기에 냉장육 추가 비용 개념은 일반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쟁사인 교촌치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촌은 대체적으로 신선육을 사용 중이지만 콤보 메뉴 등 부분육이 주요 메뉴라서 일부 수급이 불안정한 경우에만 자체적인 개별급속냉동육인 IQF를 사용 중"이라며 "다만 IQF는 품질면에서 신선육과 차이가 적고 사용한다고 해서 냉동육과 냉장육에 가격 차등을 두진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교촌치킨의 치킨값 인상 논란 때 BBQ와 bhc는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당시 치킨값 인상을 선언한 교촌치킨은 비판의 중심에 섰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식품·외식가격 인상 자제 요청과는 정반대의 행보라는 이유에서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BBQ가 이번 냉장육 추가 비용 정책을 유지한다면 신선육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교촌에 이어 BBQ의 가격도 올라간다면 치킨 평균 가격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BBQ가 이번 일부 제품 추가 비용 정책을 계기로 메뉴 전반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BBQ가 과거에도 비슷한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압박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6월 BBQ가 당시 유행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를 이유로 인기 치킨 제품 가격을 약 12% 이상 올리고 전반적인 메뉴 가격을 인상하자 당시 공정위와 국세청은 조사를 통해 BBQ를 압박했었다.
당시 공정위는 골목상권 보호 목적에 어긋나는 프랜차이즈 불공정을 문제 삼고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BBQ는 다시 가격 인하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교촌치킨과 BBQ의 일련의 움직임이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