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중동 하늘·동남아 바다 동시에 뚫었다…'레이더·전투체계'로 K-방산 영토 확장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6 17:03:54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실전 요격률 96%…UAE·사우디·이라크 방공망 구축
필리핀 해군 함정 전투체계 공급…해양 방산 시장까지 수출 확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중동의 하늘과 동남아의 바다에서 한국 방산 기술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첨단 레이더와 함정 전투체계가 실제 작전 환경에서 성능을 입증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 한화시스템이 개발·양산한 천궁-Ⅱ 다기능레이다(MFR)[사진=한화시스템]

 

중동에서는 한국형 방공망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 기술이 주목받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함정 전투체계를 기반으로 해양 방산 시장을 확대해 ‘K-방산’ 수출 지형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인 천궁‑Ⅱ의 핵심 장비인 다기능레이더(MFR)가 실제 작전 환경에서 뛰어난 성능을 입증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에서 운용 중인 천궁-Ⅱ 요격체계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공습 상황에서 약 96%의 높은 요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 주요 방공 체계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천궁-Ⅱ 체계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다기능레이더(MFR)다. 

 

이 레이더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기능은 물론 요격 미사일 유도까지 수행하는 통합형 시스템이다. 즉, 방공체계에서 ‘눈’과 ‘두뇌’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장비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K-방산 원팀’ 전략을 펼치며 중동 방산 시장에서 잇따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UAE(아랍에미리트) 수출을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 이라크까지 천궁-Ⅱ 다기능레이더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해 중동 3개국에 한국형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단순한 장비 판매를 넘어 한국형 ‘통합 다층 방공 솔루션’의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입증한 사례로 본다. 

 

방공 체계는 레이더와 미사일, 지휘통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일단 도입되면 장기간 유지보수와 후속 업그레이드가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무기체계 수출에서 실전에서의 성능 입증은 가장 강력한 마케팅 요소로 꼽힌다. 

 

천궁-Ⅱ의 높은 요격 성공률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산 방공체계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유럽과 중동의 일부 국가들도 한국산 방공망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공체계는 국가 안보 인프라의 핵심이기 때문에 한번 구축되면 수십 년 동안 유지·보수 사업이 이어진다”며 “한국 기업이 핵심 기술을 공급하면 장기적인 군수지원(MRO) 시장까지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글로벌 방산 경쟁력은 공중 방어체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바다에서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하는 대부분의 함정에 전투체계를 공급해 해양 방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왔다.

 

함정 전투체계(CMS·Combat Management System)는 함정의 레이더와 소나 같은 센서 장비, 미사일과 함포 등 무장 시스템, 통신 장비를 통합 관리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전투 상황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무기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화시스템은 동남아시아 해양 방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 해군을 대상으로 함정 전투체계를 공급해 현지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이 해양 안보 강화에 나서면서 첨단 전투체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이 공중 방공체계와 해양 전투체계를 동시에 수출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동에서는 방공망 구축을 통해 ‘하늘’을 지키고, 동남아에서는 함정 전투체계를 통해 ‘바다’를 책임지는 방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산 전문가는 “레이더와 전투체계는 방산 산업에서도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라며 “한국 기업이 이 두 영역에서 동시에 수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은 K-방산의 기술 수준이 글로벌 톱티어에 근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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