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 최초 비행 성공 쾌거...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성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9 18: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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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분간 날았다”...시속 약 400㎞ 속도로 기체성능 확인
KF-X 사업 선언 22년만에 비행시험 성공...비관·견제 속 수년간 지연
2026년께 최초 양산 돌입…8조8천억원 단군 이래 최대 방위력 사업
2030~2032년 120대 배치 예상…70~80년대 도입 노후기와 세대교체
4.5세대로 개발됐지만 5세대 스텔스 전투기 확장성 갖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기 1호가 마침내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며 국산 전투기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방위사업청은 19일 오후 4시 13분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KF-21 시제기는 경남 사천에 있는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오후 3시 40분께 이륙해 4시 13분께 착륙했다. KF-21은 이륙 후 33분 간 비행하면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 등을 확인했다.
 

▲ 방위사업청은 19일 오후 4시 13분을 기해 첫 국산 전투기 KF-21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비행하는 KF-21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역사적인 첫 비행의 조종간은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소속의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안준현 소령이 잡았다.KF-21이 시험 비행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뿐이다.

한국형전투기는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시험을 거쳤고 올해 6월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 등을 통해 안전한 최초비행이 준비됐음을 확인한 데 이어, 이날 마침내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방사청은 당초 이날 오전 시험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기상과 시계(視界) 등을 고려해 오후로 시간을 조정했다.

이날 첫 비행에서는 초음속까지 속도를 내지 않고 경비행기 속도인 시속 약 400㎞(200노트) 정도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초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주요 제원. [그래픽=연합뉴스]


방사청은 “이번 최초비행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은 비행시험 단계에 돌입하게 됐고 2천여 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 영역을 확장하고, 각종 성능 확인 및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면 2026년 체계개발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험비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1월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천명한 지 약 22년 만이자 군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0년 만이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산 기본훈련기(KT-1) 출고 기념식에서 “늦어도 2015년까지 첨단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항공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이어 2년 후인 2002년 11월,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주력기인 KF-16보다 상위급 전투기 120여 대를 개발하는 것으로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하면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이후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개발, 작전요구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방사청은 2015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 19일 KF-21이 비행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형전투기 추진 초기, 사업 타당성부터 의심을 받는 등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았다. 내부적으로 추진 방향이 결정된 후에도 외부로부터 첨단기술 확보에서 난관에 부닥치기도 했다.

2015년 4월 미국은 KF-21 개발에 필요한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4개 핵심 장비의 기술이전 불가 방침을 우리 쪽에 통보했다.

결국 이들 4개 핵심 장비의 체계 통합과 관련된 기술을 국내 개발로 선회하고, 제3국의 도움도 받기로 했다.

▲ 한국 훈련기에서 전투기 개발까지의 역정. [그래픽=연합뉴스]

KF-21의 눈에 해당하는 AESA 레이더와 IRST는 국내 기술로 개발돼 한화시스템의 시제품이 시제 1호기에 탑재됐다. RF 재머를 포함한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는 LIG 넥스원이 시제품을 납품했다.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찾는 EO TGP는 공대지 장비여서 2026년 7월부터 2028년까지 진행하는 공대지 전투 능력을 위한 블록2 추가 무장시험에 반영된다.

무장 체계로는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사의 공대공 미사일(AIM-2000) 등을 탑재할 수 있고, 레이시언이나 보잉의 공대지 폭탄·미사일,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도 장착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KF-X 외형은 5세대에 해당하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A와 비슷한 4.5세대 전투기다.


KF-X 사업은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블록Ⅰ)에 8조1천억원, 2026∼2028년 한국 단독으로 추진하는 추가 무장시험(블록Ⅱ)에 7천억원 등 사업 규모 8조8천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투자 대가로 시제기 등을 받아 갈 인도네시아는 아직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 분담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시제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한국 당국 입장이다.
 

▲ 19일 KF-21이 비행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KF-21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6년부터 공군에 배치돼 F-4팬텀, F-5제공호 등 70~80년대 노후 전투기를 교체하게 된다.KF-21은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외관이 처음 공개됐다. 6호기까지 만들어진 시제기는 4대가 단좌고 2대는 후방 조종석도 있는 복좌 형태다.

KF-21은 시험비행과 함께 내년 후반기엔 ‘잠정전투용적합’, 2026년엔 ‘최종전투용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2천여 회 시험비행과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거쳐 2026년 양산이 시작되면 2026~2028년 KF-21 초도물량 40대에 이어 2032년까지 추가 80대까지 총 120대를 배치하는 일정이 앞서 공개됐다.

공군은 노후 전투기 교체와 전력 보강을 위해 KF-21 개발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투기(F-X) 2차사업으로 스텔스 전투기(F-35A) 20대가량을 더 도입하고, 2025년 초부터 양산·납품 가능한 FA-50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F-21은 4.5세대로 개발됐지만, 성능을 보강하면 5세대인 스텔스 전투기로 발전할 수 있는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더 나아가 레이저 무기, 기기 인공지능화, 무인화 기술 등 첨단기술이 구현된 스텔스 전투기인 6세대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공군은 KF-21 발전과 연계해 유무인 전투비행체계도 확보한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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