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트 “이스포츠의 대중적 영향력 통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겠다”
지난 3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H조 최약체로 꼽히던 한국이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사상 세 번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태극전사들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를 모았다.
‘중꺾마’라는 줄임말로도 잘 알려진 이 문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정신을 나타내는 대중 언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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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이 '중요한 것은 걲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쓴 태극기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 나상호. [알라이얀=연합뉴스] |
이 말은 원래 지난 11월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당시 우승팀 DRX의 주장 데프트(김혁규) 선수(현 담원 기아)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전팀 중 최약체로 꼽힌 DRX는 최하위 라운드인 플레이-인 스테이지(하위 12팀 간 선발전)에서부터 시작해 강팀을 연파하고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언론은 이를 ‘언더독의 반란’으로 불렀다.
DRX는 지난달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롤드컵 코리아(LCK) 팀간 결승전에서 세계 정상급 팀 T1을 풀세트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대 2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DRX가 지난 2014년 창단 후 약 8년만에 처음으로 롤드컵 우승 트로피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DRX 주장이었던 데프트 선수 역시 커리어 첫 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롤드컵 사상 최고령(1996년생)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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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사무소에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중꺾마'의 주인공 데프트(김혁규) 선수(담원 기아)와 면담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당시 데프트 선수는 롤드컵 1라운드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후 “패배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요”라며 ‘중꺾마’의 의지로 팀원들을 하나로 묶으며 결국 최종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데 견인차가 됐다.
이 문구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이달 3일 뜻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소환돼 이른바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meme)으로 급부상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올해 롤드컵 우승팀 주장이자 ‘중꺾마’의 주인공인 데프트 선수를 만나 격려하고, 젊은 프로게이머들이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이스포츠 활성화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청년(MZ) 세대들이 데프트 선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현실에서 경험하는 실패에 낙담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실을 얻는다는 꿈에 대한 도전정신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데프트의 불굴의 의지를 격려하고 롤드컵 우승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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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사무소에서 2022 롤드컵 우승한 데프트(김혁규) 선수(담원 기아)와 면담 후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에 데프트 선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가대표 선수와 국민들이 ‘중꺾마’를 인용하는 것을 보며 언어의 사회적 영향력을 실감했다”며 “앞으로 이스포츠 선수로서 이스포츠의 대중적 영향력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포츠 선수 육성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으로 게임이 문화의 영역으로 들어왔고, 이스포츠는 게임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로소 게임이 사행성 그림자에서 벗어나 문화예술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포츠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선수의 역할”이라며 “앞으로 데프트와 같은 우수한 선수가 많이 발굴되어 세계적 스타가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이스포츠 발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앞으로 문체부는 우수한 이스포츠 전문인력을 발굴·육성하고 이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확대하고, ‘이스포츠 전문인력양성 기관’ 지정·지원 등 이스포츠 지원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특히 ‘장애인·약자 친화(프렌들리) 부처’로서 내년 하반기 국내 최초로 장애인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를 위해 2023년 예산에 5억원을 편성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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