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 담합서 시작된 세무조사…세아제강지주 '18억 세금전쟁' 1심 완패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3 08:30:42
국세청, 상표권 사용료·기술료·법률비용 대납 등 세무처리 문제 삼아
"중복 세무조사·사전불복권 침해" 주장했지만 법원 기각…회사 "항소 검토"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세아제강지주가 세무당국이 부과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가운데 약 18억4000만원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세금 부과 적정성을 넘어 계열사 간 상표권 거래와 해외 현지법인과의 거래가격, 비용 부담 구조 등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챗GPT4]

 

이번 소송에서는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요청 대상에 올랐던 세아홀딩스와의 상표권 거래가 세무 문제로 다시 등장했다. 

 

당시에는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사업기회를 넘겼는지가 쟁점이었다면, 이번에는 상표권의 적정 가격과 사용료를 어떻게 세무 처리했는지가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지난달 24일 세아제강지주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세아제강지주의 2014~2018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법인통합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세무당국은 2014 사업연도 법인세 약 87억8000만원과 2016년 2기 부가가치세 약 5억1000만원을 부과했다.

 

세아제강지주는 이 중 법인세 약 15억9000만원과 부가가치세 약 2억5000만원 등 총 18억4000만원 상당의 과세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 "이미 조사한 2014년 또 조사"…법원 "중복 아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이번 세무조사가 위법한 중복조사라고 주장했다.

 

과거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미 2014년 관련 자료를 확인한 만큼, 이후 다시 같은 사업연도를 조사한 것은 중복 세무조사를 금지한 세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선 조사에서 세무당국이 2014년 자료 일부를 확인한 것은 다른 사업연도의 정상가격이나 거래 구조를 분석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했으며, 2014 사업연도 자체를 독립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세아제강지주는 과세예고통지를 받지 못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법원은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하게 된 과정에 세무당국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상표권 사용료·베트남 기술료·해외법인 비용 대납까지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문제 삼은 항목은 광범위했다.

 

미국 현지법인과의 거래가격을 비롯해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받지 않은 상표권 사용료, 베트남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기술사용료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또 해외 현지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률비용을 세아제강지주가 대신 지급한 부분과 가공세금계산서를 통한 원가 과다계상, 주식배당 관련 익금 누락 등도 법인세·부가가치세 경정 사유가 됐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상표권 거래다.

 

세아제강지주는 2016년 말 보유하고 있던 국내 상표 56개와 해외 상표 22개의 지분 50%를 세아홀딩스에 넘기고 33억4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 거래는 2023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세아홀딩스에 상표권을 넘겨 향후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위에 조사 요청이 이뤄졌다.

 

당시 논란의 초점이 계열사에 대한 ‘사업기회 제공’ 여부였다면, 이번 세금소송에서는 상표권의 적정 거래가격과 사용료 수취 여부 등 세무처리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 시작은 '강관 입찰담합'…세금계산서 정황이 세무조사로

 

이번 세무조사의 출발점이 과거 강관 입찰담합 사건이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세무당국은 공정위가 작성한 강관 입찰담합 관련 의결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가 계열사 또는 거래 관계사 사이에서 순환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세아 측에 관련 회계·세무처리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고, 검토 과정에서 부가가치세 조사로 이어진 뒤 다시 법인통합조사로 범위가 확대됐다.

 

결국 공정위의 담합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거래 정황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연결되고, 다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과 및 행정소송으로 이어진 셈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이번 1심 판결에 대해 사실관계 및 법리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법 해석에 따른 중복된 과세라 판단되어 부과된 법인세 중 일부인 18억에 대한 세금 소송이 진행된 건"이라며 "이번 1심 판결과 관련해 일부 법리적 판단 및 사실관계에 대한 해석이 당사의 입장과는 상이한 부분이 있다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대응 방향 및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항소에 나설 경우 2심에서는 중복 세무조사 해당 여부뿐 아니라 계열사 간 상표권과 해외법인 거래를 둘러싼 세무당국의 과세 논리가 다시 한번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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