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9월 고용동향 파란불에도 취업현장은 여전히 추운 이유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10-17 14: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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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고용률 61.5%로 23년만에 최고…취업자 34만8천명 증가
실업률 3.1%로 5년만에 최저…제조업 취업자는 18개월 연속 감소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통계청이 16일 ‘9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40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34만8천명이 증가하며 두 달 연속 30만명을 웃돌았다.


이번 증가폭은 2017년 3월(46만3천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45만2천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9월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8월을 제외한다면 2017년 5월(37만9천명)이후 28개월만에 가장 큰 수치다.


두 달 연속 취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도 좋게 나타났다. 9월 기준으로 고용률은 23년만에 최고였고 실업률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9월 기준으로 1996년(61.8%)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 고용률(15∼29세)도 43.7%로 0.8%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65세 이상을 별도로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9월 기준으로 2014년(3.1%)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달 실업자는 88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명 줄었다. 9월로만 비교하면 2015년(86만7천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청년 실업률도 7.3%로 1.5%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9월 6.7%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도 10.8%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내렸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이런 수치만 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온통 파란불이다. 분명 취업자수와 고용률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감소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하지만 현실은 취업이 안되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통계와 현실 사이에 어디서 체감 간격이 생기는 것일까?


우선, 취업자와 실업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우리의 상식과 꽤 다른데서 비롯된다.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실업률 통계를 내고 있다. 우선 ILO가 정하고 있는 취업자 기준이 우리의 상식과는 크게 다르다.


ILO에서는 수입을 목적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한 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정의하고 있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일반적으로 취업자라고 하면 사업체에 출근하거나 자기사업을 하면서 주5일 이상 일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만 근로형태를 가리지 않고 수입을 목적으로 1주 동안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했다면 모두 취업자에 포함된다.


여기에다 ILO의 큰 틀은 따르더라도 세부적인 분류 기준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도 취업자와 실업자 범위, 그리고 실업자에 들어가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계산법이 ILO의 세부 분류 기준과는 다른 점들이 있다. 특히,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15세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라고 하고, 그 외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실업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9월 경제활동인구는 2828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달(2807만9천명)보다 20만8천명이 늘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도 1615만8천명으로 1년 전(1628만5천명)보다 12만7천명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15세이상 인구 전체를 의미하는 생산가능인구는 총 4457만3천명으로 이중 경제활동인구는 약 63%,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37%를 차지한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고용동향의 통계와 현실 사이의 괴리는 산업별, 세대별, 종사상 지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봐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서비스업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면 제조업의 감소폭은 커졌다. 30·40대 취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8만3천명), 숙박 및 음식점업(7만9천명) 등에서 주로 늘었다.


반면 제조업(-11만1천명), 도매 및 소매업(-6만4천명) 등에서는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은 1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지난 3월(-10만8천명) 이후 감소 폭이 10만명대 아래였으나 지난달에는 11만명 이상 줄며 감소 폭이 다시 커졌다.


통계청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 전기장비 산업 취업자수 부진이 제조업 취업자 감소의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도 올해 1월부터 9개월째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졌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1년 전보다 54만1천명 늘고,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11만3천명, 1만명 줄었다.


일용근로자 감소 폭이 비교적 컸던 것은 9월이 명절 직후였고, 강수량이 많은 태풍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자영업에는 한기가 더 확대됐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1만9천명 늘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6만6천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한 것은 도·소매업 업황이 부진하고 신규 창업 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직원 없이 1인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연령계층별로는 60대 이상에서 38만명, 50대에서 11만9천명, 20대에서 6만4천명 각각 증가했다. 다만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만3천명과 17만9천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40대 취업자 감소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임시직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비경제활동인구(1628만5천명) 중 성별로 보면 남자는 584만 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 5천명(2.9%) 증가했고, 여자는 1044만명으로 3만 8천명(-0.4%)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가 넘은 인구 중에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이다. 곧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전혀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른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활동 상태별 비경제활동인구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을 보면, 쉬었음(33만 9천명, 19.0%) 등에서 증가했으나, 가사(-11만 2천명, -1.9%), 재학·수강 등(-5만 8천명, -1.5%)에서 줄었다. 취업준비자는 71만 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5천명(-2.0%) 감소했다.


이중 ‘쉬었음’ 인구는 1년 전에 비해 20대이상 모든 연령계층에서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53만 2천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4천명 감소했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지만 노동시장의 상황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자를 의미한다.


결국, 최근 취업자수 증가와 실업률 감소, 고용률 상승 등 고용동향 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다. 또, 아예 취업자수와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도 여전히 늘고 있다. 고용동향의 불안한 요인들이다.


양호한 지표에도 하루하루 점점 무겁게 짓누르는 취업 한파에 사회적 비판은 더 커진다. 보다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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