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글로벌 함정시장 '새 판' 연다…실적·수주 '쌍끌이 질주'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4 08:45:03
1분기 호실적에 방산 수주 모멘텀 폭발…중장기 성장 궤도 본격화
증권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오히려 매력적 기회"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화오션이 글로벌 조선·방산 시장에서 ‘함정산업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비롯해 북미·유럽의 군수함 프로젝트 참여가 본격화되며, 고부가가치 방산 조선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함정 시장 재편’ 움직임이 시작됐다.


실적 성장세와 신규 수주 라인 확장이 동시에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방산 조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 한화오션이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사진=챗GPT]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최근 캐나다 핼리팩스를 찾아 팀 휴스턴 노바스코샤 주총리, 지역 정부 관계자, 현지 방산기업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단순 수주나 협약 발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방산 인프라 구축 모델을 구체화하는 성격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국방조달 시스템 내에서 ▲MRO(유지·보수·정비) 체계 구축 ▲현지 인력 양성 ▲공급망 형성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장기적 공공-민간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협력 대상은 Modest Tree, GeoSpectrum Technologies, Ultra Maritime 등 캐나다 내 기술 기반 강소기업들이다. 이들은 잠수함 작전훈련 솔루션과 음향센서, 해양방위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들과 기술 교류 및 공동개발 협약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그룹 내 방산사와 통합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핼리팩스 방문 직후 진행된 어빙십빌딩(Irving Shipbuilding)과의 협의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 잠수함 재창정(CPSP) 프로젝트와 연계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한화오션은 캐나다 국방산업 내 신뢰 기반 파트너로 자리잡기 위한 초석을 놓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기존의 단기 수주 경쟁이 아닌, 현지 산업을 함께 키우는 장기 인프라 접근을 택했다”며 “캐나다 정부가 선호하는 ‘동맹형 공급 모델’에 부합하는 유일한 아시아 조선기업”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협력 확대와 동시에 실적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매출을 3조2,621억 원, 영업이익을 3,667억 원으로 추정했다. 각각 전년 대비 4%, 42% 증가한 수치로, 조선업의 일반적인 분기 변동성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 김희철 대표가 캐나다 핼리팩스를 방문했다. [사진=한화오션]

고선가 선박 인도 확대, 고마진 선종 비중 상승,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이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LNG 운반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 등 고부가 선종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수익기반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상선 부문은 저마진 물량을 축소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신규 수주 단가가 오르고 원가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영업이익률은 10% 내외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여기에 방산 조선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중 성장축(상선·방산)이 확립되고 있다.

한화오션의 글로벌 진출 신호탄은 지난해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자회사 바드 마린(Vard Marine)과 공동으로 참여한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사업이다. 미 해군 조달망 진입은 매우 높은 기술·보안 기준을 요구하는데, 한화오션이 이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은 글로벌 군수함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설계·건조 과정에서 구체적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협력이 향후 미·캐나다·호주 등 ‘Five Eyes’ 안보 동맹 체계 내 프로젝트로 확산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상상인증권은 “한화오션의 해외 방산 수주 확대가 중장기 주가 상승의 핵심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은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가 늘며 실적 변동성 완화 효과가 커지고 있다”며 “2026년 이후 영업이익 2조 원 후반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화오션은 그룹 차원의 통합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의 무인체계, 한화시스템의 감시·통제·통신(C4ISR) 역량을 조선 방산 플랫폼과 결합해 ‘함정 통합 전투체계 패키지’를 공동 제안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한화그룹 내 방산 계열 간 기술·설계·운용 데이터를 연결해 ‘디지털 함정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증권가 시장 전망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오는 2026년 매출 13조 원대, 영업이익 1조7천억 원 달성 후 2028년에는 2조 원 후반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조선 경기 사이클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 수주와 방산 프로젝트로 성장 기반을 다진 모양새다.

한편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신속한 전력화와 안정적인 MRO 체계, 현지 산업기반 강화가 핵심 평가 지표”라며 “현지 정부 및 산업계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잠수함 운용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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