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서 '정품' 주문했더니 중국발 '짝퉁' 도착…가품 배송 논란 재점화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6 09: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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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비자 기만과 정보 도용 의혹 속 플랫폼 책임론 ‘재점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입법 논의 속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이마트 계열사 G마켓이 판매한 디월트 전동공구를 둘러싸고 허위 광고 및 가품 배송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G마켓에서 ‘오늘 출발’, ‘정품’으로 홍보된 전동공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실제로는 중국발 저가 제품을 직구 방식으로 배송 받으면서 촉발됐다.  

 

▲ G마켓에서 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했으나 가품이 배송됐다. [사진=G마켓 홈페이지] 


소비자 A씨는 최근 G마켓에서 당일 출발을 내세운 상품을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물건이 품절됐다”는 통보와 함께 개인통관고유번호를 요구 받았다. 개인통관번호는 세관 통관에 필요한 민감한 개인 정보로, 구매 확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를 받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후 제품이 배송 된 뒤에도 계속됐다. 도착한 상품이 설명과 다른 ‘짝퉁’ 제품이었고, 정상 작동하지 않는 고장 제품이었다. A씨가 판매사 측에 이 같은 하자를 지적하자, 판매자는 “20만 원짜리를 사지 왜 저렴한 걸 샀느냐”는 식으로 응답해 2차 피해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상품 정보를 믿고 구매했지만 배송도, 품질도 모두 기대와 달랐다”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책임 있는 응대도 하지 않는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유사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플랫폼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G마켓의 소비자 보호 의무와 관리 책임을 문제 삼았다.


◆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탈세·짝퉁 유통에 악용”

A씨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허위 광고를 넘어,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및 위조품 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통관고유부호 도용 사례 중 약 90%는 중국 등 해외 판매자에 의한 무단 사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매대행업자가 보유한 과거 고객 정보를 재사용하거나, 지인·지인의 가족 정보가 무단 활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방식은 고의적으로 소비자 직구 방식으로 위장해 고관세·통관 규제를 회피하는 데 악용된다. 실제로 일부 판매자는 수입신고 시 상업용이 아닌 소비자 개인 구매로 가장해 국내 유통 시 세금과 수입 요건을 회피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발한 저가 위조품이 국내 배송 상품으로 위장되어 유통되면서 소비자 피해와 유통시장 질서 혼란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도용된 통관고유부호가 불법 통관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본인이 주문하지 않은 상품의 통관기록에 연루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세관 조사나 법적 책임까지 우려된다.

◆ “가격 앞세운 낚시 광고…플랫폼 법적 책임 강화해야” 

 

소비자 피해가 접수되면서 플랫폼의 관리 책임 부실과 함께 전자상거래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여론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는 플랫폼 책임 회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현행법상 플랫폼은 개별 판매자의 불법 행위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지 않지만, 반복적·구조적 피해가 확인될 경우 플랫폼 책임을 묻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G마켓 사례를 포함한 플랫폼 기반 유통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들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판매자 정보 검증 의무 ▲허위·기만 광고 방지 ▲통관·A/S 정보 사전 고지 ▲소비자 보호조치 의무 등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배송 방식과 실제 상품이 다를 경우 이를 허위광고로 간주하는 규정이 신설될 전망이다.

◆ G마켓 “필터링 시스템·전담센터 운영…위조품 차단 노력 중”

G마켓은 현재 AI 기반의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과 ‘위조전담센터’를 운영, 하루 90만 건 이상의 상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딥러닝·OCR 기술을 통해 가품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전액 환불 및 브랜드사 감정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실제 유통망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장 직구 및 통관 정보 도용을 선제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플랫폼의 기술적 대응만으로는 위조 유통 구조를 차단하기 어렵다”며 “강력한 입법과 판매자 제재, 플랫폼의 적극적 책임 이행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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