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 "내 돈이면 이 가격에 안 사" 질타...매입임대제도 감찰 지시
새해부터 스탭 꼬인 LH...이한준 사장 취임 후 장관과 '엇박자' 지적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사들인 미분양 아파트를 두고 고가 매입 논란이 일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관련 제도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는 등 회초리를 들고 나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해달라고 주문한 가운데 원 장관과 LH 측이 엇박자를 내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원 장관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LH가 매입한 임대주택,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결국 국민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로,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열린 국토부 기자간담회에서 이한준 LH 사장에게 직접 매입임대사업 전반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입임대주택 제도 원래 취지와 무관하게 업무 관행대로 한 것은 무책임하고 무감각하다"라고 LH를 겨냥해 바짝 날을 세웠다.
또 미분양 주택 물량에 대해서는 "정부가 떠안을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페이스북 |
이번 논란은 LH가 지난달 전세매입임대 사업의 일환으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36가구를 가구당 2억 1000만 원~2억 6000만 원대에 총 79억 4950만 원 규모로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LH 측은 2개의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가격 제시를 받았고, 당초 할인 대상이 아닌 주택을 분양가보다 12%가량 낮은 금액으로 매입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여론에서는 민간 건설사의 악성 미분양 물량을 분양가보다 싸다는 논리로 LH가 떠안은 꼴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