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위탁자금 전액 회수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로써 1조1000억원대로 거론되는 이지스운용의 매각 절차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날 투자위원회를 열고 이지스자산운용 위탁자산 회수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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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지스자산운용] |
이지스자산운용은 26조원을 웃도는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국내 최대 부동산펀드 운용사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맡긴 위탁자산은 약 2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이 자산군의 현재 가치가 7억~8억원 수준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이 회수를 검토하는 직접적 이유는 ‘정보 유출’ 문제다. 이지스운용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 위탁자산 관련 펀드 보고서가 사전 동의 없이 본입찰에 참여한 한화생명·흥국생명·힐하우스 등에 제공된 것으로 국민연금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마곡 원그로브 개발사업, 역삼 센터필드빌딩 등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요 펀드들은 약정상 사전 승인 없이는 투자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보고서에 국민연금이 직접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설정액·평가액·자산 이슈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일부 원매자에게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을 성과보수 규모를 언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국민연금은 위탁자산 회수뿐 아니라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수 절차가 이뤄질 경우 기존 위탁운용 계약을 유지 중인 코람코자산신탁, 캡스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등으로 자산이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의 조치가 현실화되면 현재 진행 중인 이지스운용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지스운용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통해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힐하우스는 중국계 싱가포르 국적의 장레이가 미국 예일대 재단의 출자를 기반으로 설립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힐하우스는 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인 ‘프로그레시브 딜’을 거쳐 인수 희망가로 최고가인 1조1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하우스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거래 과정 전반에서 투명성과 준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매각 주관사의 규정과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 왔으며, 앞으로도 규제당국과 협력해 책임 있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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