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브랜드와 동반성장 외쳤지만 과연 진상은
[메가경제=김아영 기자]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역설하며 국내 K패션 플랫폼의 마중물 역할을 표방해온 무신사가 실제로는 중소업체들의 타플랫폼 진입을 방해해왔던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무신사가 상장을 목표로 외형 키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사이 입점 브랜드들만 경쟁력을 잃은 모습이다.
![]() |
▲ 무신사의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전경 [사진=무신사] |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본사를 현장조사하며 입점 브랜드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는 일부 입점 브랜드와 계약을 맺으면서 서면 합의 없이 경쟁 플랫폼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매출이 무신사에 집중되도록 가격과 재고를 관리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무신사는 특정 전략 브랜드와 '파트너십 협약서'를 별도로 체결해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타 플랫폼 입점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으로 브랜드의 사업 활동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번 공정위 조사가 더욱 철저히 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통해 타 플랫폼 이용 직·간접 방해와 최혜 대우 요구 등을 경쟁 제한 행위로 규정해 시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이번 갑질 의혹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계약서에는 무신사에 유리한 조항이 다수 포함돼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무신사에 3000개 이상의 중소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만큼, 해당 브랜드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커머스 한 관계자는 “여러 기업에서 입점업체 갑질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만큼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향후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겉으로 ESG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공정 경쟁을 방해했다는 점도 문제를 키운다. 무신사는 지속성장 동력으로 '중소 브랜드사와의 상생'을 꼽으며 자사의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 브랜드들에 생산자금 지원과 함께 유망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일부 업체들에게 불공정한 거래 조건을 강요하고, 심지어 갑질 논란까지 일으키며 큰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무신사는 지속 가능한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파트너, 고객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만큼, 이번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의 배신감 또한 클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경제는 무신사 관계자에게 입점업체 규제와 관련된 사실 여부에 대해 문의했으나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답변만 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