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석래 명예회장 2주기…'기술경영 DNA' 남기고 떠난 효성의 개척자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7 13: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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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탄소섬유·폴리케톤…원천기술로 글로벌 1위 일군 '혁신 리더십'
중국·베트남 선제 진출로 글로벌 효성 기틀 마련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7일 조용하게 치러졌다.  

 

추모식은 이날 오전 8시30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효성 본사 강당에서 40여 분간 진행됐다. 

 

▲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2주기 추모식에서 효성 임직원들이 헌화 후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효성그룹]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유가족과 임직원, 내빈 등이 참석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약력 소개, 추모사 낭독,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 상영, 헌화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지난 2024년 3월 29일 89세의 일기로 별세한 조 명예회장은 1935년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에서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기고와 일본 히비야 고등학교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당초 대학 교수를 꿈꾸며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 기업인의 삶을 시작했다.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조 명예회장은 1970년 동양나이론 대표를 시작으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두지휘해 한국 제조업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1982년 2대 회장에 오른 뒤에는 경영 혁신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시대의 변화를 읽는 혜안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 경영에 주력했다.

 

그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중 처음 기술연구소를 세워 원천 기술 개발해 집중한 것은 대한민국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기술연구소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스판덱스를 꼽을 수 있다. 당초 스판덱스 제조 기술은 미국과 독일, 일본 등만 보유하고 있었다. 

 

맨주먹으로 시작한 효성은 조 명예회장의 독려 아래 개발에 매달린 끝에 1992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의 스판덱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처음 등극한 이후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효성은 철을 대체하는 미래 신소재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2008년 다른 국내 기업들보다 빠르게 기술 개발을 시작해 3년 만인 2011년 탄소섬유 개발을 완료했다.

 

나일론의 뒤를 잇는 혁신적인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의 경우도 축적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10여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 개발에 성공했다.

 

조 명예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시장의 성장을 예견해 과감히 진출을 결정했다. 그 결과 중국과 베트남에서 활발한 생산 활동을 펼쳤고, 현재 유럽, 미주, 남미 등을 아우르는 효성 글로벌 경영의 토대를 만들었다.

 

조 명예회장은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으며 그룹 경영 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또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을 역임해 한국 경제를 리드하는 ‘민간외교관’으로 손꼽혔다.

 

조 명예회장의 가족과 최고경영진 등은 추모식에 참석한 후 경기도 선영으로 자리를 옮겨 추모 행사를 가졌다. 효성은 일반 직원들도 자유롭게 헌화해 고인을 추모하도록 이날 본사 추모식장을 오후 5시30분까지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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