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내분’ 바디프랜드, 노사갈등에 실적부진까지…‘1위의 추락’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3-07 13: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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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브라더스의 배임‧횡령 의혹…10일 펀드 출자자 총회에서 결판
내부 혼란‧경쟁 심화 속 매출 감소…노사 단체교섭 5개월간 대치 중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국내 안마의자‧헬스케어 시장 강자 바디프랜드가 경쟁사에 1위 자리를 뺏긴 가운데 경영진 내분과 노사 갈등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공동 운영사인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는 현재 경영권을 두고 대립 중이다. 공동으로 맡고 있던 펀드 운용사(업무집행사원, GP) 자격을 단일화하려는 경쟁 과정에서 경영진 사이 편 가르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팬텀로보' [바디프랜드 제공]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바디프랜드 인수 프로젝트 펀드 출자자 총회가 열린다. 이 총회에선 ‘펀드 운용사 해임 건’이 의결될 예정이다. 이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이 공동 GP인 한앤브라더스에 경영상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스톤브릿지캐피탈‧한앤브라더스는 이전 최대주주 VIG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에게서 약 4170억 원 규모로 바디프랜드의 경영권 지분 46.3%를 공동 인수했다.

이때 인수에 활용된 프로젝트 펀드에는 IBK캐피탈과 하림, OK캐피탈, F&F 등이 한앤브라더스 주도로 참여해 1500억 원가량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디프랜드 인수 뒤 두 GP는 이 회사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직에 각자의 대표를 투입하며 경영에 뛰어들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김지훈 대표, 한앤브라더스는 허명지 대표를 내세워 공동 운영에 참여했다.

또 양사는 같은 시기 바디프랜드 신임 대표이사에 지성규 대표를 함께 선임했다. 지 대표는 하나금융 디지털 부문 총괄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까지 지낸 금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공동 GP 사이 내분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한앤브라더스의 허 대표가 경영상 횡령‧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허 대표가 바디프랜드 영업 활동과 관련해 과도한 보수를 받고 출장비와 법인 차 리스 비용 등을 불필요하게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한앤브라더스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있다.

양사의 동의로 선임된 지 대표는 현재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영진 간 편가르기 싸움에서 한앤브라더스가 밀리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앤브라더스는 지난 2021년 8월 설립된 신생 PEF다. 허 대표도 1990년생의 젊은 경영자로 전해졌다.

10일에 열리는 펀드 출자자 총회에서 전원 동의를 받으면 허 대표는 사임되고 한앤브라더스도 공동 GP 자격을 잃게 된다. 김 대표를 통한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운용사 단일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달 초부터 양사는 김 대표와 허 대표 명의로 각각 소명 자료를 작성하며 출자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지난 7년간 두 차례의 사모펀드 매각을 통해 경영진 혼란을 겪어온 바디프랜드가 이번 공동 GP 내분으로 더욱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출자자 총회에서 패배한 운용사가 이에 불복할 경우 소송전으로도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이 같은 경영진 갈등에 대해 “공동 투자자 간의 분쟁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일축했다.
 

▲ '바디프랜드 라운지'의 모습 [바디프랜드 제공]

 

이에 더해 오랜 노조와의 갈등도 바디프랜드 경쟁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다.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해 10월부터 고용불안을 이유로 사모펀드 경영권 매각에 반발하며 사측과 대립했다. 현재 단체교섭을 놓고 약 5개월 동안 노사 각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대치 중이다.

아울러 바디프랜드 노조는 지난달 27일 “상승한 물가만큼 회사가 임금 보전은 못 해줄지언정 경영 사정이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경영성과포상금을 삭감했다”며 경영성과포상금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는 “매번 직원과 소통한다고 언론에 알리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체감되는 부분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도 지적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와는 계속 협상 중이라 교섭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며 “경영성과포상금은 경영 실적을 기반으로 부서별 경황 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바디프랜드는 경쟁사에 내준 업계 1위 자리 탈환에 연이어 실패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경쟁사 세라젬에 매출 면에서 추월당했다. 세라젬은 의료기기 업체에서 종합 헬스케어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바디프랜드와 안마의자 등 판매 영역이 겹치고 있다. 2021년 바디프랜드 연간 매출은 5913억 원에 그쳤으나 세라젬은 66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역성장이 이어지며 1위 탈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7% 줄어든 4203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2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 회사의 2021년 4분기 매출액을 감안할 때 지난해 연간 매출이 5700억 원 선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라젬은 꾸준한 성장 기조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 700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대략 5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 등 여파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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