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첩혈쌍웅 ①]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태양은 둘이 될 수 없다'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2-06 15: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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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기술력 우위 속 삼성전자 맹추격
삼성전자, 기술 선도 위기...사법 리스크 투자 지연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반도체 라이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을 주도할 HBM 반도체 시장을 놓고 벌일 혈투의 서막을 알렸다. 메가경제는 2부에 걸쳐 한국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본다. 1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분야에 있어 초월적인 위치였지만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가 이를 따라 잡을 수 있었던 비결, 2부에서는 양사의 역량과 전략을 살펴 본격적인 AI시대 주도할 6세대 HBM4의 진정한 주인은 누가 될 것인지, 이러한 경쟁 속에서 K반도체가 현재 위기를 딛고 지속적인 우위를 선점 가능한지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 주>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기반 산업의 쌀 'HBM' 반도체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미국의 마이크론 10%였다.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에서의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월 HBM3보다 한세대 위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우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시장에 전해진다. 이는 글로벌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을 앞선 기록이다. 그러나 이를 SK하이닉스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HBM은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모든 미래 기술에 반드시 들어갈 메모리 반도체다. 앞서 언급한 대역폭을 고속도로 차선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HBM은 많은 고속도로 차선을 이용,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가장 최적화된 니어(near) 반도체이다. 단순 빠르게 연산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에 쓰이는 파(far) 메모리와는 쓰임이 달라 앞으로도 일빈 D램이나 SSD와도 공존해야 할 반도체이다. 숟가락, 젓가락처럼 말이다. 일부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HBM이 D램을 밀어내는 경쟁 관계는 아니다.

 

▲1세대에서 5세대까지 HBM 반도체 [자료=SK하이닉스]   

 

엔비디아 측에 따르면 HBM은 강력한 프로세서 클러스터를 사용해 방대한 다차원 데이터 세트(빅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문제를 초고속으로 해결하는 기술인 고성능 컴퓨팅(HPC)에 적합하다. 반면 일반 DRAM은 HPC 용으로는 잘 맞지 않는다.HBM은 초고속 그래픽 처리 속도를 자랑하던 GDDR6보다 3배나 빠르다. 게다가 GDDR보다 GPU장치에 더 근접해서 탑재해 더 적은 수로도 몇 배의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에 ‘더 작으면서 더 압도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 게다가 밥(전기)도 적게 먹는다. 한마디로 AI용 GPU에 가장 안성맞춤인 반도체이다.


이런 이유로 HBM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 등으로부터 파생될 산업 생태계에 있어 가장 각광 받는 총아로 떠올랐다. HBM은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순으로 발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E는 5세대에 속하는 반도체이다. 특히 시스템메모리 및 GPU의 강자인 엔비디이아에 HBM3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자인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 올 상반기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5세대 HBM3E. [사진=SK하이닉스]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언제부터 HBM에 주목했을까? 메가경제가 취재과정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수였다. SK가 2012년 하이닉스 반도체(현대전자와 LG반도체 통합)를 인수할 때부터, 하이닉스는 이미 HBM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한 업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고, 이후 그룹의 지원 속에 계속 연구개발해 발전시켜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는 5세대인 HBM3E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메가경제에 “지금까지는 HBM3(4세대)가 지금까지 시장의 주력이었다. 올 상반기부터는 5세대인 HBM3E를 시장에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4세대)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압도적인 기술로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항상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를 자처해온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정완진TV를 운영하는 정완진 전 매일경제tv 대표(경영학 박사)는 “삼성전자 이퀄 반도체 기술 선도라는 공식 깨졌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기술인 HBM에 있어 기술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글로벌 위기는 단순히 SK하이닉스의 추격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2017년 이재용 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 과정을 지연시키고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방해했다. SK하이닉스와 경쟁자들은 이러한 틈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38.9%, SK하이닉스는 34.3%로 집계했다. 양사의 격차는 4.6%포인트로 2013년 2분기(2.7%P) 이후 최저 격차다. 서버용 D램 시장은 이미 SK하이닉스에 추월당했다.

실적에서도 양사의 입장은 뒤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1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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