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노조 리스크 현실화?"…삼성·하이닉스, '노조 성과급 10~15%' 요구에 경쟁력 발목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3 15: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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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최대 15% 성과급 요구…증권가 "실적·주주환원 동시 압박"
"반도체 경쟁은 사람 경쟁"…정치권도 '인재 쟁탈전' 관점 주목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반도체 경기에 대한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의 고강도 성과급 요구와 파업 움직임이 기업 실적과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반도체 경쟁은 결국 인재 확보 경쟁”이라는 해석이 더해지면서 이번 사안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사진=챗GPT4]

 

2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속에서 노조 변수는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반영할 경우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의 최근 행보를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무노조였던 삼성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조합원 6만4000명을 넘어 과반 노조로서 대표 교섭권을 가지게 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성전자 입사 자체가 평생 직장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현재 평균연봉 1억5800만원에 7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내놓지 않으면 파업하겠다고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회사가 잘 돼야 나도 잘 되는 것 아니겠느냐.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동 3권이 이제 최강자의 폭주 수단으로 바뀌고 있어서 두렵다”고 주장했다. 

 

또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파업으로 인한 노동손실일수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176배, 미국의 4배, 독일의 6배”라고도 강조했다.

 

◆ 하이닉스, 노조 성과급 요구 10% 뗄 경우 4조원 증발…'슈퍼 실적'의 역설

 

LS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35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40조원 이상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이러한 전망치는 실제 영업이익이 3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반영해 약 4조원을 차감한 수치다.

 

연간 기준에서도 상황은 유사하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은 205조원 수준이 예상되지만, 성과급 반영 시 20조원 가량 줄어든 184조7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메리츠증권 역시 성과급 지급을 반영해 1분기 영업이익을 37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 영향 때문이다. 기존의 지급하던 성과급의 한도를 폐지하는 대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 노조 총 40조 성과급 요구로 파업 카드…삼성전자, '배당금 4배 규모' 극구 반대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삼성전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보상 상한(샐러리 캡) 폐지를 요구하며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노조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거쳐 5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반도체 영업이익이 270조원 수준에 달할 경우 약 40조5000억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된다. 이는 사측인 삼성전자가 2025년 지급한 배당금(약 11조 10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10% 수준 성과급과 추가 인센티브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교섭 중단과 함께 노조는 23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을 예고했다.

 

메모리 사업부 출신인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며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라는 노조 요구가 관철되기 전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 "영업익 15% vs 파업 18일"…삼성전자, '40조 성과급' 줄다리기 격화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노사 간의 갈등 상황에 대해 산업 구조 변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원)은 23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열린 노조 결의대회를 언급하며 “반도체 기업은 곧 노동자를 두고 경쟁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경쟁은 제품 경쟁이면서 동시에 사람 경쟁”이라며 “결국 더 뛰어난 엔지니어를 확보하는 기업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두 회사가 용인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이 생활권에 들어서는 점을 주목하면서 인력 이동 장벽이 낮아지고, 기업 간 보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면서 “기업이 스스로 노동자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 그 자리는 경쟁사가 채우게 될 것”이라며 “이는 산업이 ‘사람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 수익성 vs 인재 확보…'균형 게임' 본격화

 

업계에서는 이들 노조의 성과급 요구안이 너무 과하다는 시각과 함께 다만 균형감을 맞추기 위한 속도의 문제라는 지적이 동시에 쏟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인건비로 사용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주주환원 속도 역시 이에 맞춰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카펙스)와 연구개발(R&D)이 핵심 경쟁력인데 성과급 비중이 커질수록 투자 재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보상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 내부 갈등도 확산…‘파업 참여 압박’ 논란

 

실제 현장에서는 노조의 강경 기조가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일부 직원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파업 참여 압박 분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참여율 공개와 근태 확인 등으로 사실상 참여를 강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업부별 참여율에서도 온도차가 드러난다. 파운드리(74%)와 시스템LSI(69.6%) 부서는는 높은 참여율을 보인 반면, 메모리 사업부는 51.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 직장인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서는 한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 집회와 관련해 성숙하지 못한 태도의 댓글도 나왔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한 익명의 노조원이 “같이 일하는 분들이 우르르 같이 갔다가 끝나고 나들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가려는데 비노조원이면 입장 못하는 건가요?”라고 묻자, 또 다른 익명 노조원은 “마침 날씨도 좋고 해서 삼삼오오 소풍 가면 딱일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조 내부에서는 파업 불참자에 대한 불이익 가능성까지 언급돼 논란이 있었는데 이와 동시에 비조합원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제기돼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성과 배분 구조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 문제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이 향후 반도체 산업의 노사 관계 모델은 물론 글로벌 인재 경쟁 전략의 방향성까지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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