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와인 시장 성장세 발맞춰 고급화 전략 결과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신세계 그룹은 와이너리를 사들였다" 신세계 그룹이 최근 북미 지역의 와이너리를 또 사들이자 업계로부터 나오는 반응이다.
제주소주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푸른밤'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쓴맛을 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와인으로 주류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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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와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2월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유명 컬트와인 생산지인 '셰이퍼 빈야드'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유통 대기업이 미국 현지 와이너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였다. 셰이퍼 빈야드는 한 해에 총 40만병이 넘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셰이퍼 빈야드'를 사들인 신세계그룹은 와인 사업 본격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셰이퍼 빈야드'를 통해 '와일드푸드 빈야드'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얼티미터 빈야드'를 또 사들였다. 신세계그룹이 '셰이퍼 빈야드'를 통해 와이너리를 인수한 것만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인수한 '얼티미터 빈야드'는 1만 2000평 규모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생산에 특화된 와이너리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와이너리 확장 전략은 급성장하는 와인 시장에서 고급화에 방점을 찍고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08년 주류 전문 유통사인 신세계L&B를 세우고 와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5월 하남 스타필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 전문 매장인 와인 클럽을 오픈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와인을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2020년 8000억원대에서 2021년 1조 5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와인 수입액을 수입국별로 살펴보면 프랑스가 2억 335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억 267만달러), 칠레(6672만달러), 스페인(3627만달러), 호주(3232만달러) 등 순이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의 이러한 공젹적인 와인 홀릭이 제주소주 실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2016년 190억 원을 들여 제주소주를 이마트 자회사로 인수했다. 그리고 2017년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을 출시했지만 적자 경영을 면치 못했다.
결국 제주소주는 시장점유율 1%에도 못 미치며 고전을 거듭하다가 결국 세상의 빛을 본지 5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정용진 부회장의 와인 홀릭 결과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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