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슈토픽] 폴란드가 먼저 돈 보냈다…현대로템, K2 전차로 3조 선금 '조기 확보'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6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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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이행계약 선수금 30% 선지급
현지 생산·기술이전 신뢰가 만든 방산 수출 쾌속행보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로템이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 계약과 관련해 대규모 선수금을 조기에 확보해 유럽 방산 수출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총 9조원에 육박하는 계약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자금을 예상보다 빠르게 수령하면서 향후 생산·납품 일정은 물론 재무 구조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사진=현대로템]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폴란드 정부로부터 K2 전차 2차 이행계약 선수금 약 21억 달러(약 3조원)를 수령했다. 

 

2025년 말 폴란드 국책개발은행(BGK)이 국제 금융 계약을 체결한 지 약 3개월 만에 선수금이 지급된 셈이다.


이는 전체 계약 규모인 8조9814억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당초 계약서상으로는 올해까지 수출금융 절차를 마무리한 뒤 지급될 예정이었으나 이를 일정을 앞당겨 조기 수령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기 수령이 단순한 자금 집행을 넘어 폴란드 측의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K2 전차 도입뿐 아니라 현지 조립·생산과 기술 이전을 포함한 장기 협력에 대한 폴란드 정부와 국영 방산그룹 PGZ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선수금의 재원은 폴란드 국책개발은행 BGK가 주도한 대규모 국제 금융 조달을 통해 마련됐다. 

 

BGK는 현대로템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의 방코 산탄데르, 산탄데르 폴란드,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약 65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의 보증·보험 지원이 결합된 구조로 폴란드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달러·유로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이 제공한 13억 유로 규모의 방산 수출 금융에는 하나은행의 3억 유로 대출도 포함됐다. 

 

대출 만기는 17년으로 설정돼 통상적인 10년 내외의 방산 금융보다 크게 늘어났다. 

 

대규모 장기 계약의 특성을 반영해 상환 부담을 완화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수령한 선수금 외 나머지 계약 금액은 개별 전차 납품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잔금을 수령하게 된다.

 

현대로템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1차 계약 물량 180대의 인도를 완료했다. 이어 2차 이행 계약과 관련해서도 1차 계약과 동일한 GF(갭필러)형 K2 전차는 선발주를 통해 생산에 착수한 상태다. 이를 통해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고, 본격적인 납품 일정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2차 이행계약은 2026~2027년에 걸쳐 총 177대의 K2 전차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K2GF(한국 표준형) 116대는 국내 창원 공장에서 생산되며, K2PL(폴란드형) 61대는 폴란드 현지 PGZ 산하 부마르-라뼁디 공장 등에서 조립·생산된다. 

 

K2PL 초도 물량 3대는 국내에서 먼저 생산해 현지 양산을 위한 기술 이전과 품질 안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도 예정 물량은 약 31대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을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하반기 PGZ 그룹 산하 부마르-와벤디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첫 K2PL 전차는 2029년 폴란드 현지에서 조립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전차 본체 180대 외에도 교량·구난·장애물 개척용 계열 전차 81대, 탄약과 예비 부품, 교육·훈련, 후속 군수 지원 등 패키지 형태의 공급이 포함돼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같은 대형 수출 계약은 현대로템의 사업 구조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 디펜스 부문의 수출 비중은 2025년 약 57~58%에서 2026년 59.4%, 2027년에는 66.3%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부터 K2PL 2차 계약 물량 63대에 대한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방산 부문의 세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전년 동기 대비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방산 매출 비중은 폴란드 프로젝트 수주 이전인 2021년 31%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처음 철도 부문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54%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는 전사 영업이익 가운데 방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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