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에 전략 바꾸는 AI 판...저비용·오픈소스 AI 개발 가속화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7 15: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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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겨냥한 가성비 AI 모델 출시
폐쇄형 챗GPT도 오픈소스 전환 고심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낮은 비용과 오픈소스 정책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해 주목을 받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들을 비롯해 국내 AI 개발사들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모델들보다 비용을 낮춘 가성비 AI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수익화에 초점을 맞춘 폐쇄형 AI에서 벗어나 오픈소스 AI로 노선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 [사진=AFP 연합뉴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딥시크를 겨냥해 저가형 AI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오픈AI는 딥시크 R1과 유사한 경량화 모델 'o3 미니'를 공개했다. 이 모델의 가격은 직전 버전인 'o1 미니'에 비해 63% 저렴한 수준이다.

 

구글도 비용 효율이 좋은 AI 모델을 출시했다. 최근 공개한 AI 모델 제품군 '제미나이 2.0' 중 경량화 버전인 '플래시 라이트(Flash-Lite)'는 낮은 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 모델의 입력비용은 100만 토큰당 0.019달러이며 딥시크의 V3(0.014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는 가성비를 강조하는 동시에 오픈소스 AI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픈소스 AI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반 코드를 수정해 작동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AI 모델을 의미한다. 기업과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반면 연구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은 안전성과 수익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딥시크를 비롯해 구글, 메타 등은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은 폐쇄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영리 연구소로 출발한 오픈AI는 설립 초기 인류의 이익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그러나 2019년 영리 기업 전환 이후부터는 폐쇄형으로 바꿨다. 이 점에서 일각에서는 '오픈'AI라는 사명과 다르게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오픈AI도 최근 딥시크의 영향으로 다시 오픈소스 전략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일부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도 오픈소스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내 AI 업계에서도 오픈소스 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6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AI 기업들을 만나 딥시크와 같은 고성능·저비용 오픈소스 AI 모델 개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LG는 같은 날 서울 중구 국가AI위원회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간담회'에서 새로운 AI 모델의 오픈소스 공개 계획을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그룹 차원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오픈소스를 공개했다면 우리가 (딥시크보다) 더 잘 알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이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3.5 버전까지 공개된 LG의 AI 모델 '엑사원'은 1·2세대까지는 폐쇄형 모델이었지만, 지난해 공개한 3세대부터 오픈소스 전략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배 연구원장은 엑사원 3.0 공개 당시 “엑사원을 오픈 모델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사업적 이점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그러나 지금 모델을 공개하는 것이 AI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메가경제에 "오픈 소스 AI는 경쟁자들의 무임승차 우려가 있어 위험성을 안고 있지만 수십만 명의 전문가가 모델을 내려받아 사용해보고 어떤 점을 고치면 좋을지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집단지성을 이용할 수 있다"며"결과적으로 AI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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