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소차 판매량 반토막...부족한 인프라에 요란한 '역성장'

김형규 / 기사승인 : 2024-02-15 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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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총판매량 1만 4451대...30.2% 감소
국내 시장 55.2% 축소..."내구성 문제 등 해결 과제"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지난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메가경제에 부족한 차종과 인프라 등이 패착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5일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판매량은 1만 44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55.2% 하락하며 반 토막 이하 규모로 떨어졌다.
 

▲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이로써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 넥쏘의 등장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며 2022년 글로벌 연간 판매량 2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던 수소차 시장 성장세는 지난해 마침표를 찍었다.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한국의 판매량이 절반 이상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수소차 시장의 축소는 현대차 넥쏘의 판매량 부진 여파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렉시티가 상용차인 준대형 버스 모델임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 승용 수소차는 사실상 넥쏘가 유일하다.

지난해 현대차는 넥쏘와 일렉시티를 합쳐 총 5012대 판매해 시장 점유율 34.7%로 수소차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넥쏘 판매량이 1만 1179대였던 데 반해 지난해 판매량은 4709대에 그쳐 55.9% 감소한 셈이다.

반면 토요타 미라이의 경우 전년 동기 3694대에서 지난해 3737대가 팔리며 전년도보다 판매량이 3.9% 늘었다.

또한 중국업체들은 상용차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거듭 기록하며 전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우 판매량이 증가한 도요타 미라이가 가장 많이 판매된 국가로 중국과 함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수소차 시장이 대폭 축소된 원인으로는 신차출시 부족으로 인한 좁은 선택지와 소극적인 인프라 확장 등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단일모델로 이어진 넥쏘는 2021년과 지난해 2차례 페이스리프트가 전부였기에 국내 소비자의 선택지는 한정돼 있다.

이에 더해 업계 일각에서는 수소차 충전 비용 상승과 불량 수소 사고,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중국 정부는 '수소에너지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2021~2035)' 등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상업화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상용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2023 제조사별, 국가별 수소차 판매대수 [자료=SNE리서치]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인프라와 관련해 국내 친환경 정책은 정권 교체 시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이 안 되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소차가 워낙 판매 물량이 적고, 수소차 엔진 역할을 하는 스택의 내구성 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며 "운행거리가 16만~20만 킬로미터 정도에 다다르면 수소 스택을 교체해야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매 활동에 적극성을 보이기 어렵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또 이 교수는 "중국의 경우는 워낙 국토가 넓어 전기차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며 "전기차만으로는 주행거리 소화가 어렵다 보니 필연적으로 수소차가 보급돼야 하고, 이에 '수소 굴기'라는 국가 단위 장기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성장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주춤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올해 예고된 신차출시 등으로 성장세 회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토요타는 고급화 모델인 크라운 세단을 기반으로 한 수소차를 출시했고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102대 판매를 기록했다. 크라운 수소차는 기존 미라이와 같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울러 혼다는 연내 일본과 북미 시장에 대표 SUV 모델 CR-V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혼다는 앞서 2021년 수소차 클래리티를 단종하며 수소차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인기 차종인 CR-V를 기반으로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또한 현대차는 내년 신형 넥쏘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국내 시장의 재성장 가능성도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모델이 출시된 지 오래됐었으나 내년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에서도 후속 모델을 내놓을 방침으로, 수소차는 당사가 계속 함께 가져갈 분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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