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앞 '전면전'…노조, MBK·영풍 동시 겨냥 "산업안보 사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7 17:03:09
투기자본 vs 기간산업 프레임 확전…표심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노동조합(노조)이 투기 자본과 기존 대주주를 동시에 겨냥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이번 주총을 단순한 지배구조 논쟁이 아닌 ‘생존권과 국가 기간산업 수호’의 문제로 규정해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사진=각 사]

 

고려아연 노조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MBK와 영풍을 강하게 비판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투기자본과 경영 실패 세력이 결탁해 회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주총은 일터와 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조는 MBK의 과거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약탈적 경영’ 가능성을 우려했다. 

 

대형 유통업체 홈플러스 인수 이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이어졌던 점을 사례로 들며 동일한 방식이 고려아연에 적용될 경우 고용 불안과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빚을 기반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자산을 매각해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은 제조 기반 산업에는 치명적”이라며 “고려아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닌 국가 핵심 산업”이라고 밝혔다.

 

영풍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노조는 영풍을 “지속적인 실적 부진과 환경·안전 문제를 겪어온 기업”으로 규정하며 고려아연의 경영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4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초우량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경영 실패 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경영권 분쟁을 넘어 산업 안보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과 희소금속 생산 역량이 이차전지 및 첨단 산업 공급망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모펀드 중심의 경영이 기술 유출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한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이 투기자본에 의해 흔들리는 상황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산업 안보와 노동자 생존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핵심 소재 기업의 안정적 지배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MBK의 적대적 M&A 철수 ▲영풍 경영진의 개입 중단 ▲정부의 제도적 대응 마련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투기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기업의 중장기 전략이 훼손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도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노조의 공개 성명이 주총 표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사의 판단이 중요한 상황에서 ‘고용 안정’과 ‘산업 안보’ 프레임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단순한 이사회 구성 문제를 넘어 경영 안정성과 지배구조 개편, 그리고 국가 산업 경쟁력이라는 세 축이 충돌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노조까지 전면에 나선 만큼 긴장감이 더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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