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일제히 목표 주가 하향...'포쉬마크' 인수도 毒될까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의 주가가 외국계 증권사의 목표 주가 하향 소식에 이달 들어 15% 이상 폭락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을 공황 상태로 내몰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대규모의 매도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주가를 연일 큰 폭으로 끌어내리고 있어 바닥이 어디일지를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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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
네이버는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7.08%(1만 2500원) 하락한 16만 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 주가가 최고점인 46만 5000원을 찍은 뒤 1년여 만에 무려 64.7% 내린 수준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까지 올라 2위인 SK하이닉스까지 위협하며 자리를 넘볼 정도로 기세가 등등했으나 현재는 10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네이버의 주가 폭락 원인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 주가를 큰 폭으로 하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기존 32만 8000원에서 17만 원으로 50% 가깝게 끌어내리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매도’로 두 단계나 낮췄다.
이번 보고서에는 네이버 주가가 미국의 구글과 메타, 중국의 텐센트와 알리바바보다도 높게 평가돼 비싸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JP모간도 목표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네이버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5일에도 노무라증권이 목표 주가를 기존 34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CLSA는 28만 2000원에서 19만 원으로 각각 크게 내렸다.
▲ 자료=네이버금융 |
공교롭게도 네이버는 지난 4일 북미 기반 개인 간 패션 중고 거래 1위 플랫폼인 ‘포쉬마크(Poshmark)’의 지분 100%를 16억 달러(2조 3441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에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폭락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네이버 측은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가 포쉬마크의 인수 배경과 사업 계획을 직접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지난 4일 오후 최 대표는 네이버 주가가 8% 이상 급락하자 급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해외에서 받는 것 같다”며 “너무 큰 우려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만 매수에 나서 급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었다.
지난 이틀간 외국인은 총 7000억 원 규모의 네이버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이 향후에도 주식을 계속 처분할 경우 현재 16만 원대의 주가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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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제공 |
국내 증권사들도 일제히 네이버의 목표가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포쉬마크 인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북미 리셀 시장에 자연스럽게 1위 사업자로 진입하고 이후 유럽과 인도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인수 가격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포쉬마크가 올해 상반기 엔데믹으로 성장률이 정체 중”이라며 “게다가 마케팅비 증가로 인한 영업손실은 인수 이후 연결 편입 시 네이버의 전사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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