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83세 별세...'도전정신과 세계경영의 꿈'만은 영원히 남겨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0 11: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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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샐러리맨의 신화’에서 ‘세계경영 신화’ 몰락의 산증인으로 말그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걸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영면 소식을 알렸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김 회장의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예정됐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며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용한다고 연구회는 전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고인이 2012년 3월2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5주년 기념일을 맞아 전직 대우 임직원들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펴낸 에세이집 '대우는 왜?'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을 때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고인이 2012년 3월2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5주년 기념일을 맞아 전직 대우 임직원들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펴낸 에세이집 '대우는 왜?'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을 때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아울러, 연구회는 페이스북에 ‘김우중회장님 사이버분향실’을 개설했다고 알렸다.


연구회는 사이버분향실에서 ‘김우중 회장님의 별세 소식에 슬퍼하며 평안한 하늘에서 영면하시길 기도합니다. 이 시대 최고의 경영인이자 교육자로서 남기신 큰 흔적을 ’세계경영‘의 완성으로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조의문을 게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간 투병 생활을 했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세계를 무대로 누비며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았지만 외환위기 직후 그룹 해체에 이어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추락하는 등 굴곡진 인생을 보냈다.


세계경영 신화가 몰락의 길을 걸은 뒤 주로 베트남에서 지내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했다. 그 후에는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세운 아주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입원을 거듭했으며 대우그룹 해체 20년 만에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출처= 페이스북의 김우중 회장 사이버 분향실 캡처]
[출처= 페이스북의 김우중 회장 사이버 분향실 캡처]


한국전쟁으로 부친이 납북된 이후 서울로 올라온 김 전 회장은 당시 명문학교인 경기중과 경기고를 거쳐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7년간 무역을 익힌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에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한 이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세대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김 전 회장은 창업 후 수출 만으로 회사를 초고속으로 성장시킨 ‘대우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45세 때인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김 전 회장은 이후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대우 그룹을 빠르게 확장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우 그룹을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그룹이자, 개발도상국 기업 중 최대의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룹 해체 직전인 1998년 수출액이 당시 한국 총 수출액의 14%(186억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비운을 맞았다.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지며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끝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의 내리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천800억원대 사기대출, 재산 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천484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1989년 8월 초판이 나온 에세이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당시 전국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국내 최단기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세계를 향한 기업인들과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일깨운 지침서였다. 지난해 3월에는 초판 발행 28년 7개월만에 개정판이 출판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1년 전까지도 한국과 베트남 등지를 오가며 젊은이들을 해외사업가로 키우겠다는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교육사업에 진력해왔다.


고인은 ‘도전정신’과 ‘세계경영’이라는 영원한 화두를 날렸지만 무리한 그룹 확장 과정과 외환위기 여파로 ‘실패한 사업가’이자 부도덕한 기업인이라는 낙인도 함께 얻으면서 국내 기업사에 ‘교사’이자 ‘반면교사’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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