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막차 탄 크래프톤, 공모가 '거품' 논란에도 투자 열기 뜨거울까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1 00: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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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PER 88.8배 적용 '무리수'?...배틀그라운드 IP 활용 콘텐츠사업 확장
텐센트 '화평정영' 우회 판호 논란 中 리스크 '숙제'...연이은 신작으로 돌파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면서 공모주 청약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모가 ‘거품’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중복청약 금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막차’를 탄 크래프톤이 개미투자자들의 한풀 꺾인 공모주 열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크래프톤은 올해 4월 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적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지난 11일 승인을 받았다. 16일에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후 발행주식수는 총 5030만 4070주로, 구주 매출 303만 230주를 포함한 공모주식수는 1006만 230주다. 1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는 45만 8000원~55만 7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4조 6076억 원~5조 6036억 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일 경우 약 23조 원이며, 상단일 경우에는 무려 28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상장 후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맞으면 60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시총을 모두 합친 규모보다 훨씬 높고, 코스피 시총 5위인 LG화학을 가볍게 제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상장 기대주였던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공모가 희망 범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이 공모가 산정에 기준이 되는 비교회사를 선정하면서 넷이즈,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등 글로벌 게임사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뿐만 아니라 월트디즈니, 워너 뮤직 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까지 포함시킨 점을 두고 공모가 부풀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월트 디즈니 PER 88.8배 적용 '무리수'?...배틀그라운드 IP 활용 콘텐츠사업 확장


크래프톤 공모가 산정 시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들 9개 비교 기업 중 PER이 가장 높은 EA와 가장 낮은 넥슨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의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이번에 공모가 산정 시 적용된 PER은 45.2배다. 월트 디즈니의 PER이 무려 88.8배에 달한 점을 감안해 비교회사 선정에 의구심을 던지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평가 시총을 산출할 때 지난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을 적용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연환산 지배주주순이익을 산출하면서 1분기 실적에 4를 곱해 추정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 출처=크래프톤 예비투자설명서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10억 원, 영업이익 2272억 원을 거뒀으며, 지배주주순이익은 194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실적을 살펴보면 분기별 순이익 변동성이 큰 편이고, 지난해에는 1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점을 들어 회사에 유리한 방식을 적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펍지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같은 해 8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히든시퀀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영도 작가의 대표 판타지 장편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해 게임 외에도 영상물, 출판물 등 2차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도 세웠다.

게임사의 인기 IP 활용 콘텐츠는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IP로 제작한 드라마를 중국에서 공개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글로벌 메이저 배급사인 소니 픽처스와 손잡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준비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크래프톤도 오는 26일에는 배우 마동석 주연의 첫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배틀그라운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을 쏠 예정이다. 

 

▲ 텐센트 '화평정영' 우회 판호 논란 中 리스크 '숙제'...연이은 신작으로 돌파


중국 사업 편중에 따른 리스크도 거론된다.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규제가 계속되면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 상황에서 텐센트가 복사판인 ‘화평정영’을 출시하자 크래프톤이 사실상 우회 전략을 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크래프톤은 공개적으로 부인해 왔지만 이번 상장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 자료=크래프톤 분기보고서 [연결 기준]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화평정영’에 기술 서비스(Technology Service)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크래프톤의 매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텐센트로 추정되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6704억 원 중 68.1%인 1조 1376억 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구조에서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으로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증권신고서에도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경우 당사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출처=크래프톤 예비투자설명서


크래프톤은 중국 리스크 해소를 위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2주 만에 사전예약자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신작 출시도 이어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신작 ‘배틀그라운드: NEW STATE’가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진행됐던 알파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사전 예약자 수도 1700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크래프톤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수요 예측을 거쳐 12일 공모가가 확정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은 내달 14일과 15일 양일간 진행될 계획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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