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흥행 참패’ 쓴 잔 들이킨 크래프톤...‘공모가 거품’ 논란 이어 中 돌발 악재 ‘시름’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8-04 01: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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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청약 경쟁률 7.79대 1...증거금도 5조 그쳐 ‘치욕’
고평가·원히트원더·中규제리스크 ‘잡음’ 상장 후 극복될까

올해 하반기 초대형 기업공개(IPO)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하면서 쓴 잔을 들이켰다.

중복 청약이 허용된 마지막 공모였지만 그간 ‘공모가 거품’ 논란에 시달린 데다 중국발 돌발 악재까지 터지면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 [사진=연합뉴스 제공]


크래프톤은 지난 2~3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7.79대 1로 최종 마감돼 초라한 결과를 내놨다. 청약 증거금도 5조 358억 원이 모여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에 이어 역대 2위 공모 규모(4조 3098억 원)로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규모는 1조 2929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금액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 나선 카카오뱅크는 중복 청약이 불가능한 조건에서도 18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원티드랩은 공모금액이 불과 256억 원이지만 증거금 5조 5291억 원을 모아 크래프톤에게 치욕을 안겼다.

청약 첫날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1일차 청약 경쟁률이 2.79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증거금도 1조 8000억 원 정도 모이는 데 그쳤다.

▲ 크래프톤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 장병규 의장 [사진=크래프톤 제공]


전체 공모 주식(865만 4230주) 중 30%(259만 6269주)가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됐으며,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사 NH투자증권, 인수단으로 참여한 삼성증권 등 3곳을 통해 접수된 물량은 2022만 3940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미래에셋증권 9.50대 1 ▲NH투자증권 6.71대 1 ▲삼성증권 6.88대 1 등으로 단 한 곳도 10대 1을 넘기지 못했다.

경쟁률이 낮아 청약에 참여한 모든 일반투자자는 균등 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일반 공모 물량 절반을 균등 배정하고, 나머지 절반을 비례 배정할 예정이다.

각사별 청약 건수는 ▲미래에셋증권 11만 7108건 ▲NH투자증권 9만 4363건 ▲삼성증권 8만 5068건 등으로 균등 배정 물량을 넘기지 않았다.

각사별 균등 배정분은 미래에셋증권 약 48만 주, NH투자증권 약 43만 주, 삼성 약 39만 주 등이다. 이번 청약자들은 모두 4주 정도의 균등 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주 이상 청약한 일반투자자들은 비례 배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100주 이하 청약 단위는 10주이며, 10주의 청약 증거금은 249만 원이다.

▲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에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자마자 ‘공모가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공모가 산정 시 기준으로 삼는 비교회사에 월트 디즈니, 워너 뮤직 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을 끼워 넣어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다시 제출된 증권신고서에는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 4곳만 선정했으며, 희망 공모가 범위도 기존 45만 8000원~55만 7000원에서 40만 원~49만 8000원으로 낮췄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 가운데 96.7%가 ‘배틀 그라운드’ 단일 IP에서 발생하고 있어 ‘원 히트 원더’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역시 청약 흥행 실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크래프톤 매출 대부분이 텐센트를 통해 발생하는 상황에서 청약 마지막 날 중국 관영 매체에서 게임을 ‘정신의 아편’에 비유하며 비판하는 보도가 전해지자 이를 규제 신호로 보고 글로벌 증시에서 게임주가 급락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가 장중에 10% 이상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인 점도 청약 흥행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시 24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7조 7828억 원이다. 크래프톤이 상장하면 단숨에 게임주 1위에 올라서며 코스피 시총 20위 내 진입도 가능해진다. 


▲ 크래프톤 제공


하지만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배틀그라운드 IP의 독보적인 위상과 확장성, 높은 영업이익률 등 크래프톤만의 강점도 분명한 만큼 상장 후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배틀그라운드 IP 활용 및 확장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 뉴 스테이트’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5일 증거금 납입·환불을 마치고,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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