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인사이드] SK하이닉스, 자사주 활용·美 상장 가속도…"AI 시대 100조 현금 확보"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5 14: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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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전략·재무 체력 강화 동시 선언…글로벌 플레이어 전환 가속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하이닉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자사주 활용을 포함한 자본 전략 재편에 나서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 대응을 위한 대규모 현금 확보 계획을 공식화했다. 단순한 안건 의결을 넘어 'AI 메모리 기업'에서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개최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5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번 주총은 주주, 사내외이사,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상정된 안건은 모두 의결됐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이다.

 

핵심 안건은 자기주식(자사주) 관련 정관 변경이다. 회사는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 등 경영상 목적에 따라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시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유연성 확보 차원이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전략적 투자나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 상장 추진과 맞물리며 자본 전략 재편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 美 상장 절차 착수…글로벌 자본시장 진출 본격화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DR) 상장을 위한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예탁증서는 국내 주식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대체증권으로, 글로벌 투자자 유입과 자본 조달 채널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는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공모 규모와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은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분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임직원 보상 목적 자사주 처분이 기존 취득 목적과 일관되지 않는다”며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지적했다.

 

◆ "AI 시대 100조 현금 확보"…투자 체력 강화 선언

 

이날 주총에서 가장 주목된 메시지는 재무 전략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 시대에는 설비 투자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 집행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곽 사장은 “AI 기술 고도화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클린룸 면적 확대와 단위당 투자비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톱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글로벌 고객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강화된 재무 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생산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 주주환원 확대 vs 지배구조 논란 '공존'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배당에 더해 주당 1500원의 추가 배당을 실시, 결산 배당금을 총 1875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5 회계연도 기준 연간 배당은 주당 3000원, 총 규모는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총 1530만주(지분율 2.1%)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도 강조했다.

 

다만, 자사주 활용 방식에 따라 향후 주주 반발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자사주를 보상이나 전략적 활용에 사용할 경우 지배구조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SK하이닉스 전략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총은 단순한 안건 의결을 넘어,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리더를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본 활용의 유연성 확보는 필수”라며 “자사주 활용과 현금 확보 전략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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