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가 붕괴, 과연 누가 웃었을까?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1-19 13: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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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설, 신뢰성 검증 없는 정보에 '시장' 와르르
일부 유튜버가 불러온 투자 심리 불안, 철저한 수사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롯데케미칼 등 그룹의 재무 상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증 없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정보의 빠른 확산은 롯데 주요 계열사의 주가를 급락시키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롯데케미칼 측은 해당 유튜브 채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력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롯데케미칼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일부 유튜브 채널들은 ‘롯데그룹이 공중분해될 위기’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사설정보지가 롯데그룹이 12월 초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 선언에 나서 제2의 대우그룹의 사례가 될 것이며 ‘공중분해’ 위기가 임박했다는 내용을 퍼트리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했다.

 

▲ 사진=픽사베이

지난 18일 월요일 주식시장에서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6.59%(1450원) 내린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케미칼은 10.22%(7500원) 빠진 6만5900원에, 롯데쇼핑은 6.6%(4100원) 하락한 5만8000원에 마감했다. 해당내용은 그룹 측에서 대응이 힘든 주말 사이에 퍼지면서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는 것은 사실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 고가 나프타 투입 등으로 실적 악화 상황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고가 인수하면서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현재 롯데케미칼과 면세점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일부 계열사에서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논란의 당사자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 3분기 매출액 2114억원, 영업손실 317억원, 당기순이익 65억원을 기록했지만, 부채비율은 27.9%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줄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2분기 매출액 2627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도 8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게다가 4분기 실적과 내년은 유럽 지역의 EV 보조금 재개 및 다수의 EV 모델 출시 효과 등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은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케미칼의 현금 흐름도 우려보다 양호한 편을 들어 유동성 위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가 일시적으로 투자의 정점이었다”며 “올해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설비투자(CAPEX)가 마무리되는데, 연간 감가상각 1조3000억원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올 하반기 미국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설비 40%를 매각, 약 7000억원을 확보했고 추가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롯데타이탄 51%·롯데케미칼 49%) 중 케미칼 지분을 일부 활용해 약 7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 확산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사기 등에서도 유튜브가 주요한 매개체로 활용되었던 것처럼, 유튜브의 교차 검증없는 정보 확산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유포되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로) 누가 이득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거론되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위기 루머의 최초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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